[fn논단] 美언론도 극찬한 최경주의 골프매너/이성우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7.25 17:50

수정 2011.07.25 17:50

수많은 스포츠경기 중 한 국가의 발전 정도와 밀접한 관련성을 보이는 경기를 들라면 스피드 스케이팅, 피겨스케이팅, 스키 등과 같은 동계 올림픽 종목들과 골프를 들 수 있다. 지난해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의 피겨스케이팅 올림픽 제패 및 종합 5위,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확정, 그리고 세계 주요 골프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심심찮게 우승하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진입한 것이 맞는 듯 싶다. 대부분의 동계스포츠도 그렇지만 골프는 운동에 필요한 장비 준비에 많은 돈이 소요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골프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은 연유로 사치성 운동으로 치부돼 지금도 심심찮게 접대 또는 공무원 기강과 관련해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이 골프다.

1998년 박세리가 미국의 US오픈이라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 이래 세계 여자골프계(LPGA)를 호령하는 우리 낭자군단의 세계 골프대회 우승 소식은 이제 주요 뉴스도 아닌 것 같다. 올해도 유소연이 US오픈을 우승하는 등 세계 여자골프계에서 우리 선수들의 선전은 계속 이어질 것 같다.


난공불락처럼 보였던 남자 선수들의 미국프로골프연맹(PGA)과 유럽투어(European Tour)에서의 낭보도 이어진다. 양용은의 2009년 PGA챔피언십 우승과 올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PGA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의 최경주의 우승은 세계 골프 역사상 아시아인 최초로 일궈 낸 일이라 자랑스러운 일이다. 일본과 아시안 투어에서 계속 우승 소식을 전하고 있는 김경태, 김비오 등과 같은 젊은 피의 수혈도 순조롭다.

골프는 다양한 스포츠 경기 중 가장 신사적인 스포츠 경기로 통한다. 이것은 경기 상대방과 직접적인 신체적인 접촉이 없는데도 연유하지만 경기 중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매우 강조되는데 주로 기인한다. 또한 모든 연령대에서 즐길 수 있는 경기라 전 세계 정치·경제·연예 분야 유력 인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연유로 경기 외적인 선수 개개인의 행위 역시 언론의 관심을 유발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최근 최경주가 보여주고 있는 경기 내외적 스포츠맨십과 선행은 전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미국 출신의 데이비드 탐스를 연장 접전 끝에 극적으로 물리친 이후 최경주는 AT&T 내셔널이라는 미국에서 개최된 PGA에 참여했다. 지난 6월 30일부터 4일간 열린 이 대회는 메이저대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7월 4일이 미국의 독립기념일인 연유로 재향군인들을 비롯한 수많은 미국인이 애국적 차원에서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었다. 최경주는 4일간의 경기 중 마지막 날 전반 9홀까지 3타 차로 뒤지다가 후반 연속 3개의 버디를 성공시켜 14번째 홀에서 극적인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15번홀에서 더블보기를 범하고 아쉽게 결국 2타 차 준우승에 머물렀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이러한 실수를 범하고도 TV에 생중계되는 최경주의 모습은 웃음을 잃지 않았고 실수 이후에도 웃음을 잃지 않는 이 장면에서 TV 해설가는 골프에 정말 필요한 자세라며 극찬했다. 17번홀에서는 우승을 다투는 상대인 닉 와트니가 어려운 가장자리에서의 어프로치가 운 좋게 홀에 들어가자 "나이스 샷 닉"이라고 언급한 장면이 포착되자 해설자가 정말 훌륭한 골퍼라며 입이 마르도록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최경주의 이러한 골프 매너는 비슷한 시기 미국의 젊은 대표 주자 중 하나인 버바 왓슨의 프랑스 오픈에서의 구설수(프랑스 주요 사적지와 박물관에 대한 몰이해와 신중치 못한 발언)로 더욱 빛을 발했다.

최경주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이후 미국 토네이도 피해 복구에 미국골프연맹의 기부 액수보다 많은 20만달러를 기부해 CNN을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에 대한 귀감이라며 소개한 바 있다.
최 선수는 최경주재단을 통해 세계 각국의 재난이나 빈곤국의 아동을 돕는데 지속적인 기부를 하는 것으로 또한 잘 알려져 있다. 현 정부 들어 우리나라의 국격 상승에 대한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정치·경제·교육 및 노동계 모두에서 최경주와 같은 매너와 자세로 자신의 임무에 열중한다면 대한민국의 국격 상승은 걱정할 필요가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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