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삼성·MS 손잡고 ‘애플’ 견제 좋지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09.29 18:18

수정 2011.09.29 18:18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28일 크로스 라이선스(특허공유)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두 회사가 갖고 있는 정보통신기술(IT) 특허와 노하우를 함께 쓰고 MS의 운영체제(OS)인 '윈도'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 개발과 마케팅 분야에도 적극 협력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삼성은 MS와의 특허분쟁을 일단락 짓는 동시에 안드로이드폰과 윈도폰을 아무 부담 없이 만들 수 있게 됐다. 인텔에 이어 MS까지 원군으로 확보해 '반애플' 전선을 확고히 구축한 효과도 있다.

삼성은 하드웨어(HW)에서, MS는 소프트웨어(SW)에서 글로벌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하지만 특허분쟁이 진흙탕 싸움처럼 번지는 상황이라 신제품 개발 및 시장경쟁에서 이기려면 HW·SW 결합이 필수적이다.
특허와 노하우를 누가 얼마나 많이 갖고 있느냐가 신제품 개발·생산·판매의 관건인 것이다. 이런 점에서 삼성과 MS의 특허공유는 글로벌 일류 기업의 발판을 다질 수 있는 '윈윈전략'이다.

삼성은 MS와의 특허 공유로 윈도 모바일과 안드로이드, 자체 개발한 '바다' 그리고 인텔과 개발 중인 '티젠' 등 4가지 OS를 보유했다. 애플이 제기한 특허소송및 판매금지 신청과 관련해 높은 협상력도 생겼다. 더욱이 MS가 개발한 '윈도8'는 삼성의 태블릿PC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어 노트북 시장에서 우월한 지위를 확보했다. 삼성·MS의 밀월관계로 애플과의 대등한 관계 유지가 가능해진 셈이다.

손에 쥔 특허가 없으면 비싼 특허료를 줘야 한다. 이는 원가에 고스란히 반영돼 경쟁력 약화를 유발한다. 특허 소송에 휘말리면 최악의 경우 사업을 접어야 하는 궁지에 몰릴 수도 있다. 국내 기업들의 HW 위주 제조기술은 세계 수준이지만 SW 분야는 취약하다.
애플과 같은 특허 공세에 무너지면 껍데기나 만드는 2,3류 기업으로 전락하게 마련이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역설한 대로 SW 기술을 악착같이 확보해야 한다.
전략적 제휴도 좋지만 독자기술개발이 글로벌 기업 위상을 지켜내는 길이다. 오늘의 동지가 내일의 적으로 바뀔 수 있는 게 글로벌 시장의 생태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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