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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스트리트]서울은 아름다워야 한다

김성호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1.10.20 09:41

수정 2011.10.20 09:40

호주의 경제분석업체 ‘2씽크나우(2thinknow)’는 매년 세계 도시의 혁신성을 조사 발표한다고 한다. 올해 조사 결과에 따르면 세계 331개 도시 가운데 서울이 28위, 미국 보스턴이 1위를 차지했다.

이 기관이 조사한 도시 혁신성이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는 몰라도 조사항목이 무려 162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세계 모든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이렇게 시시콜콜 조사할 능력이 되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일단 발표된 것이니 믿어볼 수 밖에.

한강 르네상스의 기치를 내걸고 역동적인 발전을 하는 서울이 28위를 차지한건 당연하다. 그러나 미국의 고풍스런 도시 보스턴이 1위에 오른건 뜻밖이다.
고풍을 유지하려면 혁신성은 뒷전일테니 말이다.

그러나 보스턴을 가 보고 그 도시에 매료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수긍이 안가는 것도 아니다. 보스턴은 200년 미국 역사가 담긴 도시다. 역사를 담은 구 시가지와 적당한 높이의 마천루가 섞인 신 시가지가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게 이 도시의 매력 포인트다.

중국 상하이는 비록 서울보다 앞선 24위를 차지했고, 그 누구로부터 ‘천지개벽’ 소리를 들은지 오래지만 그걸로 끝날 뿐이다. 보스턴 앞에서는 명함도 못 내민다.

보스턴의 구 시가지는 런던과 파리를 닮고 신 시가지는 전위 도시의 냄새를 풍긴다. 그러면서도 균형과 조화를 잃지 않는다. 특히 찰스강변에 나란히 위치한 하버드대와 MIT대의 풍광은 감탄을 자아낸다. 역사가 살아 숨쉬는도시를 평가자가 혁신성 1위로 뽑은 의도를 알만 하다.

우리도 ‘아름다운 서울’에서 살려면 부지런히 서울 시가지를 개조해 나가야 한다. 헐고 새로 짓되 반드시 전통과 조화를 이루고 균형을 맞추어야 한다. 보존할 것은 철저히 보존해야 한다. 이걸 도외시 하면 살풍경만 연출한다.

마침 10월18일 ‘도시 재정비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이 법에 따르면 3년동안 진척이 없는 신규 정비사업은 구역지정이 자동 해제 된다. 또 전면 철거 정비에서 벗어나 지역별 특성에 맞게 노후 주거지를 재생하는 개발 방식을 병행한다. 도시 개조를 촉진하되 균형과 조화를 고려한 결과다.

마침 26일이면 새 서울시장도 뽑힌다. 서울시장에 뽑힐려면 서울을 아름답게 가꾸겠다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먹고 사는게 급하다거나 정권 심판을 해야한다는 형이하학적 이야기만 하지 말기 바란다.


국민소득 2만달러, 곧 3만달러 시대가 온다. 1천만 시민이 행복하고 멋있게 사는 메트로 라이프도 관심둬야 한다.
서울시 건설 현장에서 노가다가 물러나고 미술가가 왔으면 좋겠다.

/ksh910@fnnews.com 김성호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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