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관칼럼] '빅데이터 시대'의 통계/우기종 통계청장

서혜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2.05.27 17:30

수정 2012.05.27 17:30

[차관칼럼] '빅데이터 시대'의 통계/우기종 통계청장

현재 우리나라 휴대폰 사용자 2명 중 1명은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 대중화로 인한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이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방송통신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 이용자의 44%, 태블릿PC 이용자의 65.5%가 SNS를 이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시대에 들어서면서 우리의 일상생활은 무수히 많은 데이터로 기록되고 있는 중이다.

누구와 통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는지,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는지, SNS상에서는 어떤 이슈가 중심이 되는지 등 매일 상상할 수 없는 양의 데이터들이 시공간을 흘러다니고 있다.

이처럼 자료의 양이 방대하고 형태도 일정하지 않아 수집과 저장, 검색 및 분석, 시각화가 어려운 데이터를 빅데이터라고 한다.
빅데이터는 SNS의 발달, 클라우드와 스마트폰 등의 채널 증가로 기하급수적으로 쌓이고 있다.

'글로벌 펄스(Global Pulse)'는 디지털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가치 있는 정보로 재생산하기 위해 유엔에서 만든 단체이다. 이곳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온라인상에서 대화의 빈도와 그 감정을 수집해 향후 실업률과의 연관 관계를 분석하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서는 미국 온라인상에서 경제상황에 대해 '낙담(depressed)'한 사람의 비율이 상승하면 약 4개월 후 미국의 실업률이 최고치에 도달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홍콩 관광청은 지역 검색 및 카테고리별 검색어 양을 통계화하는 구글 트렌드를 분석해 향후 관광 수요를 예측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

빅데이터 연구는 자료의 규모가 워낙 방대하고 프라이버시 보호 등의 현실적인 문제가 있어 아직은 걸음마 수준이지만 앞으로 관련 인프라가 갖춰지고 다양한 분야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된다면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막대한 경제적인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매킨지 보고서에 의하면 미국 보건국은 빅데이터 도입 시 10년 후에는 연간 3000억달러의 비용 절감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빅데이터가 위치정보에 기반한 서비스에 활용된다면 2020년에는 약 8000억달러 이상의 가치가 창출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보기술(IT) 강국인 우리나라에서도 역시 정보통신 기술 향상 및 보급률 증가로 갈수록 유의미한 정보가 폭발적으로 축적되고 있다. 시스코의 2011년 모바일 트래픽 조사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1인당 월평균 모바일 트래픽 양은 963메가바이트(MB)로 북미(360MB)나 서유럽(458MB)을 압도하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도 서비스를 개선하고 신제품을 개발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하기 위해 SNS 빅데이터 분석에 적극 나서고 있다.

통계청에서도 빅데이터 시대에 대비한 준비를 일찍부터 해오고 있다. 기존 통계작성방법에 따라 생산된 통계를 보완하여 더욱 더 신속하고 시의성 있는 실시간 정보를 요구하는 이용자의 기대를 만족시켜 나가기 위해서다. 빅데이터를 보유한 기관과의 자료공유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전문인력 확보에도 나설 계획이다.
초기 단계인 현재는 빅데이터를 기존의 통계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존 통계를 대체하는 새로운 통계서비스의 하나로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경쟁력의 원천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빅데이터에 대한 국가 차원의 역량 집중과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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