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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 손예진 “‘상어’로 지친 심신 달래고싶었다” [인터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30 11:53

수정 2014.10.24 20:01



“대사-애드리브 구분 안 될 만큼 재밌게 나온 듯”

때로는 청순하고, 때로는 섹시한 대한민국 대표 아름다운 여배우 손예진이 영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이하 해적)을 통해 현란한 검술 실력과 바다를 제압하는 카리스마를 갖춘 해적단의 단주로 변신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진행된 스타엔과의 인터뷰에서 그간 한국영화에서는 여자 해적 캐릭터를 볼 수 없었던 만큼 많은 공을 들였다던 손예진은 재밌어야 할 포인트에 재밌어 하는 반응에 마음이 놓인다며 화사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 청순+섹시 손예진..이제는 액션까지

드라마 ‘여름향기’, ‘연애시대’, ‘개인의 취향’, 영화 ‘클래식’,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아내가 결혼했다’, ‘오싹한 연애’ 등에서 ‘팔색조 매력’을 보여준 손예진이 이번에는 ‘해적’으로 생애 최초로 고난도 액션연기에 도전했다.

더욱이 최근 드라마 ‘상어’, 영화 ‘공범’으로 깊은 감정연기를 보여줬던 그녀가 ‘해적’에서는 감정을 덜어내며 신나는 어드벤처물을 완성시켰다.

“감정적으로 힘든 작품이 끝나면 혼자 짊어지고 가는 게 부담스럽고, 유쾌한 작품이 하고 싶어진다. 특히 ‘상어’는 끝날 때쯤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어 쉬고 싶었다.
‘해적’ 시나리오는 옛날에 봤었는데 제작에 박차가 가해지면서 나보고 빨리 결정하라고 하더라. 시간적 여유가 없어 액션 부분에서 민폐를 줄까 망설였지만, 캐릭터 욕심이 났기 때문에 출연을 결정하게 됐다. 글로도 재밌는데 영화로 어떻게 표현될지도 궁금했다.”

처음으로 액션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힘들었을 손예진은 심지어 남자배우들과 액션대결을 펼쳐야만 했다. 현실적으로 힘에서 밀리니 ‘날렵함’으로 차별화를 두었다고.

“내가 맡은 여월을 두고 누구보다 뛰어나다는 설정이 있지만, 소마(이경영 분)나 적군들과 싸울 때 여자이기에 힘에 밀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힘 대신 날렵함을 보여주고자 했다. 힘으로는 질 수밖에 없지만, 날뛰고 붕 뜨고 그런 콘셉트에는 잘 맞았던 것 같다.”


손예진 (사진=윤예진 기자)

액션뿐만 아니라 손예진은 안구 건조증으로 강렬한 눈빛을 표현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더니 “원래 안구 건조증이 심한데 바다를 배경으로 하다 보니 강풍기를 계속 틀어 놨다. 가만히 있어도 눈을 오래 못 뜨는데 바람까지 부니 눈이 계속 감기더라. 그래서 김태우 선배님과 처음 대면하는 장면에서는 한 컷 한 컷 촬영하기도 했다”고 고충을 토로하며 “눈만 크게 뜨면 어색할 수 있으니깐 독하게 보이려고 했고, 메이크업의 힘도 얻었다”고 귀띔했다.

◇ 충무로 전무후무한 여자 해적의 탄생

이때까지 한국 영화계에서 해적을 다룬 적이 없다. 이에 ‘해적’은 해적이라는 소재를 쓴 것만으로도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을 떠올리게 한다. 관객들에게 해적이 낯설듯 손예진에게도 마찬가지였을 터.

“여월이라는 캐릭터를 처음 접했을 때 너무 새로웠다. 한국영화에서 여자 해적이 없지 않았나. 거기다 해적과 산적이 만나고, 고래가 국새를 삼키고 등의 상황도 신선했던 것 같다. 여월이라는 이름도 멋지게 느껴졌다. 대장으로서 주도하면서도 고독해 보이는 캐릭터라 끌렸던 것 같다.”

영화 속 ‘여월’은 헤어스타일, 메이크업, 의상 등 비주얼적으로도 한 번쯤 상상해봤을 만한 해적의 모습을 갖췄다. 이를 위해 손예진 스스로도 신경을 많이 썼단다.

“하나부터 열까지 자료를 찾으며 굉장히 오랫동안 공을 들였다. 헤어스타일과 메이크업은 항상 해왔던 우리 스태프들을 쓰고, 의상은 영화 팀에서 준비했는데 의상의 경우도 우리가 따로 준비하기도 했다. 여러 부분에서 욕심이 많이 나서 눈썹 사이 선을 하나 그려보거나, 이마에 띠를 둘러보는 등 다양한 모습을 시도해봤다. 헤어피스도 미국 사이트에서 직접 찾아 딱 하나 남은 걸 구했고, 눈썹을 짙게 포인트로 줘 강인해보이고자 했다. 자료가 없다 보니 창조해낼 수밖에 없었다.”

충무로에서 전무후무한 여자 해적 ‘여월’을 고독한 인물로 해석했다던 손예진은 “내가 표현하는 여월은 슬픔이 들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과거 아픔이 있는 인물이지 않나. 표면적으로는 강하고 카리스마가 있지만, 남자들 사이에서 혼자 살아남기 위해 고독하게 성장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손예진 (사진=윤예진 기자)

아울러 “소마를 치게 되는 것도 대장이 되기 위해서가 아니라 형제들을 지키기 위해서다. 소마의 악행에 대해서도 불만은 있었겠지만, 형제들에게 말하지 않는 어른스러운 면모도 있다. 그런 강인함을 닮고 싶다. 참아내려는 건 나와 비슷한 것 같다”고 ‘여월’과 닮고 싶은 점과 실제 자신과 비슷한 점에 대해 털어놨다.

◇ ‘척하면 척’ 김남길과의 찰떡호흡

‘해적’이 캐스팅부터 화제를 모은 건 손예진과 김남길이 ‘상어’에 이어 또 만났기 때문이다. 두 번째 호흡인 만큼 극중 ‘여월’과 ‘장사정(김남길 분)’이 묘한 분위기를 형성하는 영화 후반부 촬영이 초반에 이루어졌음에도 어색함이 전혀 없었단다.

“가만히 있어도 주거니 받거니 통하는 게 있었다. 호흡이 잘 맞는지도 모르고 찍었는데 이후 보니깐 잘 맞았구나 싶었다. 작은 디테일은 혼자서 하려고 하면 재미가 없는데 한쪽이 뭘 하려고 하면 다른 한쪽이 받아줘 굳이 짜지 않더라도 가능했다. 동굴신의 경우는 서로의 속내를 처음으로 이야기하는 장면이니 처음 만나는 배우와 연기했다면 대사톤부터 눈빛, 표정, 행동까지 모든 게 되게 힘들었을 것 같다.”

무엇보다 ‘해적’은 어드벤처물답게 CG가 많이 활용돼 선보이기 전부터 그것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손예진 역시 걱정했지만 결과적으로 만족스럽다더니 “원래 고래와 만나는 장면은 없었는데 해적인 만큼 수중촬영도 있으면 좋을 거 같아서 제안했다. 고래 없이 촬영했기에 걱정이 많이 됐는데 고래가 굉장히 사실적으로 잘 나온 것 같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래와 다르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귀신고래는 원래 그렇게 생긴 거다”며 “벽란도 물레방아신은 어드벤처물임을 특히나 보여주는 부분이지 않나. 할리우드 영화에 익숙해 높아진 눈에서는 100% 만족할 수 없겠지만,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고 뿌듯해했다.


마지막으로 손예진은 “‘해적’은 3D영화가 아니지만, 3D영화처럼 느낄 수 있는 롤러코스터 같은 영화다. 웃음 역시 빵빵 있으니 시원하게 볼 수 있을 듯하다”고 예비 관객들에게 ‘해적’을 소개하며 각별한 애정을 뽐냈다.


한편 ‘해적’은 조선 건국 보름 전 고래의 습격을 받아 국새가 사라진 전대미문의 사건을 둘러싸고 이를 찾는 해적과 산적, 그리고 개국세력 및 바다에서 추방된 해적이 벌이는 바다 위 통쾌한 대격전을 그린 액션 어드벤처로 오는 8월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스타엔 image@starnnews.com이미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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