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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총잡이’, 최고의 자원에도 아쉬운 앙상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7.10 08:44

수정 2014.10.25 09:51

▲ KBS 미디어 제공
▲ KBS 미디어 제공

올해 스포츠의 가장 큰 이슈인 브라질 월드컵에서 슈퍼스타를 내세운 팀들이 처참한 성적을 거둔 반면 강력한 팀워크를 보인 팀들은 성적에 관계없이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강력한 우승 후보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16강에 탈락하고, 호날두, 수아레스 등 슈퍼스타만을 내세운 팀들이 스타 플레이어에 의해 경기력이 좌우된 반면 칠레, 콜롬비아, 코스타리카 등 이렇다할 슈퍼스타가 없음에도 팀원들이 하나가 돼 강력한 모습을 보인건 많은 것을 시사한다.

축구 뿐만아니라 모든 스포츠 그리고 드라마도 마찬가지다. 최고의 자원들을 모아놓아도 이들을 제대로 조화시키지 못하면 그 자원들은 가치가 떨어지게 된다. 특히 모든 캐릭터가 앙상블을 이뤄야하는 히어로물에서는 말이다.

KBS 2TV 수목특별기획 '조선총잡이(극본 이정우, 연출 김정민 차영훈)'은 조선 개화기를 배경으로 조선 제일의 무사인 한 젊은이가 총잡이로 변신해 백성들의 영웅으로 거듭난다는 히어로물이다.


출연진은 화려하다. 히어로물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가장 최적화된 배우 이준기를 비롯해 남상미, 전혜빈, 한주완, 유오성 등 배우들의 구성은 화려하다. 캐릭터의 설정 또한 모두 매력이 넘친다. 하지만 아직 이들의 조화가 완벽하게 구현되고 있지는 않다.

연기력과 액션 능력을 갖춘 이준기는 박윤강 역에 최적화된 배우다. 영웅의 자질을 갖고 태어난 인물이 죽음의 위기에서 다시 살아나 복수를 완성하고, 백성들의 영웅으로 우뚝 서는 설정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충분하다.

이준기는 극 초반 아버지를 원망하면서도 동경하는 아들의 모습과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으로 방탕하게 살아가는 조선 한량의 모습,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애틋한 마음까지 탁월한 연기력으로 표현해냈다. 이후 죽음의 위기에서 살아나 일본 상인 한조로 돌아와 이중생활을 하는 모습까지 이준기만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했다.

문제는 주변 인물과의 조화다. 아직 극 초반이긴 하지만 스토리의 중심축인 정수인(남상미 분)과의 로맨스가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어당기지 못하고 있다. 7년전 '개와 늑대의 시간'에서 최강의 호흡을 보여준 이준기와 남상미의 케미가 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여기에 '조선총잡이' 스토리의 또다른 중심축인 정치 쪽 또한 주인공 박윤강과의 매치가 이뤄지지 않고 따로 흘러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
아직 초반이라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주인공들이 한쪽 스토리에만 몰려있는 것이 조화롭지 못한 모습을 보여준다.

최고의 자원을 모아놓고도 제대로 조화시키지 못해 좋지 못한 결과를 낸 사례를 이번 브라질 월드컵을 통해 경험했다.
'조선총잡이'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내세우기보다 최고의 자원들을 드라마 속에 녹여내는 것이 급선무로 보인다.

/여창용 기자 news@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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