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게임업계 정당한 게임해야/백인성기자

백인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08.11.18 18:37

수정 2008.11.18 18:37



세가의 ‘새턴’과 ‘드림캐스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닌텐도의 ‘닌텐도 64’ 등 예전의 비디오 게임기는 항상 치열한 경쟁 속에 있었다. 어느 한 회사가 기우뚱∼ 가격을 내리려는 낌새가 보이면 다른 두 회사는 긴장하며 밤새워 맞대응할 채비를 하곤 했다. 한쪽이 업그레이드된 게임기를 내놓는다는 소문이 퍼지면 다른 두 회사도 그에 질세라 콘솔 기능을 개편하는 데 목을 매달았다. 세 회사는 멋진 라이벌이었다. 현재 비디오게임시장은 괄목상대하게 발전했고 이들의 멋진 경쟁이 지금의 비디오게임기 시장을 여는데 큰 역할을 했다는 데 이견이 없다.

한국의 온라인 역할수행게임(RPG) 시장도 비슷한 형세다.
CJ인터넷의 ‘프리우스 온라인’과 엔씨소프트의 ‘아이온’ 등 최근 출시된 대작들이 성수기 게임시장을 두고 다투고 있으며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온라인 게임 ‘월드오브워크래프트’도 18일 확장팩을 발매하며 경쟁대열에 뛰어들었다.

한데 우리 온라인 게임시장엔 ‘라이벌이 없다’는 말이 나돈다. 정정당당한 ‘라이벌’전을 펼치기 보단 치사한 ‘방해꾼’인 경우가 더 많다는 걸 비꼰 말이다. 실제로 최근 CJ인터넷의 ‘프리우스 온라인’ 공개 시범서비스 날짜에 맞춰 엔씨소프트 김택진 사장이 ‘아이온 론칭 기자간담회’를 여는 일도 벌어졌다. 엔씨소프트는 우연의 일치라고 해명했지만 CJ인터넷은 ‘명백한 훼방’이라며 ‘상도의를 지키라’고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라이벌 전이 아름다운 것은 서로의 실력과 좀 더 나은 서비스 보다 멋진 게임성을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도록 치열하게 경쟁을 벌이기 때문일게다.
이렇게 불꽃 튀기는 정당한 경쟁의 와중에서 기업은 발전하고 소비자의 편익도 증대된다. 시장은 그렇게 키워야 한다.
업계가 한국 게임시장에 필요한 것은 ‘방해’가 아니라 ‘경쟁’이란 점을 명심해 줬으면 좋겠다.

/fxman@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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