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햄버거 파는 가게에서 특별한 이유가 아니면 햄버거와 음료, 튀긴 감자를 따로따로 시켜 먹는 사람은 별로 없다. 세 가지를 혼합해 묶음으로 파는 세트 상품이 훨씬 싸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의 통신요금 인하 이후 스마트폰 선택형 요금제가 마치 햄버거 가게에서 묶음 상품을 따로 떼어 팔게 하는 것과 유사해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요금 인하 정책으로 SK텔레콤이 다음달부터 도입하기로 한 스마트폰 선택형 요금제를 곰곰이 따져보니 이미 있는 음성통화, 무선인터넷, 문자메시지(SMS) 통합요금제보다 혜택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잡하게 선택권을 늘려도 효과가 크지 않고, 차라리 이용자들이 사용 형태에 맞게 통합요금제를 조정해서 쓰도록 유도하는 게 낫다는 지적이 맞아떨어지고 있는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번에 음성통화 150∼900분 7종, 무선인터넷 100메가바이트(춌)∼2기가바이트(춍) 5종, SMS 200∼1000건 3종 가운데 사용자들이 자유롭게 하나를 선택해 쓸 수 있게 했다.
현재 월 4만5000원씩 내는 통합요금제를 사용할 경우 음성통화 200분, 무선인터넷 500춌, SMS는 200건을 쓸 수 있다. 이 요금제를 쓰던 사람이 음성통화가 부족해서 선택형 요금제로 250분을 선택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쓰면 월 4만9000원을 내야 한다. 음성통화만 350분으로 늘리면 월 5만9000원을 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고 통합요금제 단위를 높이면 효용이 훨씬 크다. 월 1만원만 더 내고 5만5000원씩 내는 통합요금제로 바꾸면 음성통화 300분, SMS 200건에 무선인터넷은 무제한으로 쓸 수 있는 것.
SK텔레콤의 선택형 요금제는 무선인터넷 무제한을 선택할 수 없다.
SK텔레콤은 선택형 요금제에서 OPMD나 m-VoIP를 허용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
결국 선택형 요금제는 음성통화, 무선인터넷 중 하나만 꽤 많이 쓰는 이용자에 한해 요금 감소 효과를 얻을 수 있는 형태인 것.
한 이동통신사 관계자는 "SK텔레콤의 선택형 요금제는 소비자 선택의 폭을 넓히고 무선인터넷 과소비를 막는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며 "하지만 원래부터 통합요금제의 단위를 바꿔 더 높은 혜택을 얻을 수 있는데도 정부 주도로 복잡하게 요금제를 늘려놓은 건 아쉬움이 많다"고 지적했다.
/postman@fnnews.com권해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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