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오르는데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나가지 않는다. 강(强)달러에도 외국인이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는 건 2000년 이후 단 두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이례적인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한 상황"이라며 외국인 수급이 앞으로도 유지될 거라고 내다봤다. ■'환율 1400원'에도 외국인 1.7兆 사들여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의 4월 순매수는 1조7572억원(26일 기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코스피에서는 2조8028억원을 사들였다. 이달 거래일이 아직 이틀 남았지만 이 흐름을 유지한다면 외국인 순매수는 네 달 연속 순매수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외국인이 사들인 국내 주식은 18조130억원에 이른다. 외국인 수급에 대한 우려는 원·달러 환율이 치솟던 이달 중순부터 강하게 제기됐다. 이달 4일까지 1350원 이하에 있던 원·달러 환율은 급등해 이달 16일 1394.5원(종가 기준)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날 장중에는 1400원을 터치하며 2022년 11월 7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원·달러 환율 상승은 원화가치 하락을 의미한다. 달러를 원화로 환전해 국내 주식을 사야하는 외국인들에게는 악재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 수급이 줄어드는 흐름을 나타났다. 실제로 환율이 급등하던 이달 12일부터 17일까지 외국인은 9378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하지만 높은 환율 부담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 유안타증권 조창민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350~1400원 레벨에서 외국인은 평균적으로 매도 우위인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현재 외국인은 평균적인 모습과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연구원은 "월평균 환율이 올해 1월 이후 4개월 연속 상승하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역시 4개월 연속 지속되고 있음이 확인된다"며 "이는 지난해 2~5월을 포함해 지난 2000년 이후 단 2번만 확인되는 현상"이라고 놀라움을 표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