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낙찰은 옛말' 대출규제에 15억 보류지 잇따라 유찰

파이낸셜뉴스       2019.12.26 06:30   수정 : 2019.12.26 06:30기사원문
15억원 이하 아파트 보류지는 웃돈까지 붙으며 낙찰 대조





[파이낸셜뉴스] '12·16 주택시장 안정 대책' 발표 이후 최저입찰가 15억원을 넘는 초고가 아파트 보류지가 잇따라 유찰되고 있다. 반면 15억원 이하 아파트 보류지는 웃돈까지 붙으며 낙찰돼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12·16 대책'으로 시세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이 막힌데다 자금출처 조사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초고가 보류지 시장 분위기도 가라앉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길 보라매SK뷰, 15억원 초과 보류지 유찰

2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보라매SK뷰(신길5재개발구역) 조합이 전날 보류지 물량으로 내놓은 10가구 중 8가구가 낙찰됐다.

이날 입찰에 부쳐진 보류지는 전용면적별로 △59㎡ 4가구 △84㎡ 5가구 △117㎡ 1가구 등이었다. 최저 입찰가는 59㎡가 11억원, 84㎡ 13억3000만원, 117㎡는 17억원으로 117㎡를 제외하면 모두 15억원 이하로 책정됐다.

입찰 결과 전용 84㎡는 5가구 모두 낙찰됐다. 최고가는 14억1100만원(12층)으로 최근 거래된 분양권(10억1000만원)보다 4억원 이상 높았다. 나머지 4가구도 13억4800만~13억8600만원대에 팔렸다.

전용 59㎡는 4가구 중 3가구가 낙찰됐다. 최고가는 11억7900만원(7층)이었고 나머지 2가구는 각각 11억원, 11억1100만원으로 최저입찰가에 근접했다.

반면 이날 전용 59㎡와 전용 117㎡ 각각 1가구는 유찰됐다. 특히 평형별 1가구만 나온 전용 117㎡는 수요자들로부터 외면받았다.

■'12·16 대책' 초고가 보류지 시장에 찬물

이같은 분위기는 앞서 진행된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아너힐즈(개포주공3단지 재건축) 보류지 입찰에서 이미 감지됐다.

지난 20일 진행된 디에이치 아너힐스 보류지 입찰에서는 5가구 중 4가구가 유찰됐다. 전용면적별로 △76㎡ 1가구 △84㎡ 3가구 △106㎡ 1가구가 입찰에 부쳐진 가운데 전용 106㎡만 38억5500만원에 낙찰됐다. 최저 입찰가는 27억1100만~38억1200만원으로 시세보다 2억원 가량 높게 책정됐다.

전문가들은 15억원 초과 아파트 보류지 낙찰 무산은 '12·16 대책'의 영향이 가장 크다고 입을 모았다.

정부는 지난 16일 시세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대한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발표했다. 여기에 대출 규제책의 허점으로 지적됐던 전세대출이나 사업자대출, 개인간 거래 등 주택자금 마련을 위한 우회로까지 철저히 차단했다.

보류지는 특히 단기간에 자금동원이 가능한 이들만 접근할 수 있어 이번 대출규제에 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보류지 낙찰자는 입찰시 계약금(10%)을 내야 하고 두 달 안에 중도금(40%)과 잔금(50%)까지 납부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개포 디에이치아너힐즈의 경우 시세 대비 최저입찰가가 과도하게 책정된데다 최근 정부의 세무조사가 집중되는 강남지역이라는 점에서 매수자들이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반면 신길 보라매SK뷰의 경우 비강남권인데다 교통호재 등으로 투자가치가 높다는 점에서 보류지 대부분이 낙찰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신길뉴타운은 신안산선(2024년 준공)과 신림경전철(2021년 개통) 등 교통 호재가 있고 여의도와 남서부권 직장인들에게 신축 아파트 투자지역으로 조망받고 있다"며 "대출규제 뿐 아니라 투자가치 측면도 이번 보류지 입찰결과에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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