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집값·환율에…한은, 기준금리 2.5% 3연속 동결
뉴스1
2025.10.23 10:27
수정 : 2025.10.23 10:27기사원문
이후 7월과 8월에 이어 3연속 동결을 결정했다.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23일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이날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 방향 결정회의에서 현행 기준금리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차례 연속 기준금리를 인하한 데 이어, 올해 2월과 5월 추가 인하를 단행해 총 1%포인트(p)의 인하를 실시했다. 이후 7월과 8월에 이어 세 번째 연속 동결이다.
최근 국내 경제 상황을 보면, 미국의 관세 부과 등에 따른 경기 하방 압력은 금리 인하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과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전후로 내수 심리가 개선되면서, 금리 인하의 시급성은 이전보다 줄어든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세가 가파르게 이어지고 있다. 지난 1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0월 둘째 주(10월13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매매가격은 2주 전보다 0.54% 상승했다. 상승 폭은 직전 조사 대비 0.13%p 확대됐다.
정부는 지난 15일 서울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과열 양상이 나타나는 집값을 잡기 위해 서울 전역과 분당·과천 등 경기도 12곳을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 등 3중 규제 지역으로 묶는 초고강도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이들 지역에서는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투자'가 차단됐으며, 주택담보가치 대비 주택담보대출금액 비율인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종전 70%에서 40% 이하로 축소됐다. 정부는 또 이들 지역에서 시가 15억 원이 초과 아파트의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4억 원, 25억 원 초과 아파트는 2억 원으로 제한했다.
이에 금통위는 최근의 부동산 과열과 금융 불균형 우려를 고려해 금융 안정 기반을 우선 다질 시점이라고 판단,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창용 총재도 지난 20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유동성을 더 늘려 부동산 시장에 불을 지피는 역할을 하지 않으려 한다"고 금융 안정을 강조하면서 기준금리 동결을 강하게 시사한 바 있다.
이외에 미국 관세 협상 불확실성 등으로 인한 환율 불안도 금리 동결의 주요 근거가 됐다.
지난 1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 주간(낮)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1431.0원을 기록해 4월 29일(1437.3원) 이후 5개월 반 만에 처음 주간 종가 기준 1430원대에 올라섰다. 이후로도 뚜렷하게 떨어지지 않고 1420∼1430원대에서 오르내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준금리까지 인하할 경우 원화 가치가 추가로 하락해 1430원대 이상의 환율 수준이 고착될 위험이 있다는 판단이다.
한편 이번 동결은 시장 예상과 대체로 일치했다. 최근 금융투자협회가 채권 및 운용 관련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5%가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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