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J "UNRWA 가자 활동 허용해야"…이 "발도 못 디딜 것"(종합)
뉴시스
2025.10.23 16:12
수정 : 2025.10.23 16:12기사원문
"UNRWA 등 구호품 반입 저지 안 돼…국제법 준수를" "이스라엘 주장 충분히 검토 안 했다" 반대 의견도 이스라엘 반발…美도 "ICJ, 권고안 권한 남용" 비난
[서울=뉴시스]이혜원 김난영 기자 = 유엔 산하 국제사법재판소(ICJ)가 이스라엘에 가자지구 내 국제기구 등의 구호 활동을 허용하도록 했다.
이스라엘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사업기구(UNRWA)의 가자지구 내 활동은 허용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가자 내에 식량과 식수, 의복, 침구, 연료, 의약품 등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ICJ는 이스라엘이 UNRWA 및 제삼국 등의 구호품 반입을 저지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구호 및 의료 인력과 시설을 존중·보호하고, 팔레스타인 구역 내에서 강제 이동 및 추방 등을 금해야 한다고도 했다. 민간인의 기아 상황을 전쟁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는 내용도 권고안에 담겼다.
이스라엘은 그간 UNRWA 직원들이 하마스 등 무장 세력과 연계돼 있다고 주장했다. AFP에 따르면 ICJ는 권고안에서 이스라엘이 이런 주장을 입증하지 못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줄리아 세부틴데 ICJ 부소장은 반대 의견에서 ICJ가 UNRWA와 하마스 연계에 관한 이스라엘 주장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연관이 있을 경우 이스라엘이 그 활동을 지원할 의무도 없다고 했다.
이스라엘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스라엘 칸 공영방송에 따르면 한 이스라엘 관료는 "UNRWA가 가자지구에 발을 들여놓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가자지구에서 활동한 모든 유엔 기구가 임무 완수에 실패했거나 하마스의 가자 장악을 허용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입장을 미국에도 전달했다며 "미국도 이 문제에 대해 이스라엘과 의견을 같이하길 바란다"도 했다.
대니 다논 주유엔 이스라엘 대사도 이날 권고 의견을 "부끄러운 일"이라며 "그들은 이스라엘이 유엔 기관과 협력하지 않는다고 비난하지만, 자신을 비난해야 한다. 그들 기관은 테러리스트 양성소가 됐다"라고 했다.
미국 국무부는 ICJ의 판단을 비난하며 이스라엘에 지지를 보냈다.
국무부는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를 통해 "ICJ는 노골적으로 정치화된 구속력 없는 '권고 의견'을 발표해 이스라엘을 부당하게 비난했다"며 "UNRWA는 하마스 테러와 깊이 연루돼 실질적 지원을 제공했는데 여기에 면죄부를 부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ICJ가 권고 의견 권한을 지속적으로 남용하고 있다"며 "미국인을 겨냥한 무기로 활용될 수 있는 당파적 정치 도구"라고 맹비난했다.
ICJ 권고 의견은 법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다만 국제법상 가장 권위 있는 해석으로 인정되며, 정치적 및 도덕적 권위를 갖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ICJ 권고안 관련 "가자지구에 대한 우리의 구호를 최대한 늘리기 위해 전력을 다해야 하는 순간"이라며 "이 비극적 상황을 도와야 한다는 절대적 명령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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