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재집권후 첫 러 제재…'푸틴 압박' 휴전 끌어낼수 있을까

연합뉴스       2025.10.23 16:36   수정 : 2025.10.23 16:36기사원문
"대러 접근 큰변화 예고"…실질 효과 두고 전문가 의견 엇갈려 "러, 제재우회에 능숙" "美 적극적 제재 집행 여부에 달려있다"

트럼프, 재집권후 첫 러 제재…'푸틴 압박' 휴전 끌어낼수 있을까

"대러 접근 큰변화 예고"…실질 효과 두고 전문가 의견 엇갈려

"러, 제재우회에 능숙" "美 적극적 제재 집행 여부에 달려있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이 대러 제재 리스트에 올린 러시아 석유 기업 로스네프트의 선박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미국 행정부가 22일(현지시간) 러시아에 추가 제재를 가하면서 이번 제재가 러시아 경제를 위축시키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평화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압박 효과를 낼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이날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러시아가 평화 협상에 진지하게 임하지 않고 있다며 러시아 석유 기업 2곳을 제제 리스트에 추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제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후 처음으로 실행된 대러 제재다.

미국의 직전 대러 제재는 지난 1월 조 바이든 행정부 때였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을 향해 각종 언사를 쏟아내며 회유와 위협을 했던 것에서 나아가 러시아를 우크라이나전 종전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제재라는 실질 행동에 나선 것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제재에 대해 "전쟁 종식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제재가 미국이 기대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대러 제재는 크게 보면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에 실질적인 타격을 입히거나, 러시아 경제·사회 활동을 어렵게 만들어 이들이 평화 협상 조건을 수용하도록 압박하는 두 가지 주요 목표를 달성하고자 실행된다.

이날 미국의 제재는 러시아 전쟁 수행 능력에 극적인 영향을 미쳐 전황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싱가포르 난양공대 군사혁신프로그램 조교수인 마이클 라스카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제재가 "우크라이나에서 군사적 균형을 바꿀 가능성은 적다"고 진단했다.

22일(현지시간) 미국의 대러 제재 리스트에 오른 러시아 석유기업 루코일의 로고. (출처=연합뉴스)


두번째 목표인 러시아 압박 수단으로서 제재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를 두고도 의견이 엇갈린다.

호주 시드니 대학교 국제안보학센터 스튜어트 롤로 박사는 BBC에 "외교적 균형이 적절히 맞춰진다면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이번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입혀 푸틴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이날 제재 대상에 이름을 올린 '로스네프트 오일 컴퍼니'와 '루코일' 등 러시아 대형 석유 기업 2곳은 러시아 원유 수출 물량의 절반가량을 맡고 있다.

러시아 석유·가스 기업의 세금이 러시아 연방 예산의 4분의 1을 맡고 있다는 점과 이번 제재가 이들 기업과 거래하는 은행까지 표적으로 삼은 부분도 생각하면 제재 효과는 더 극대화될 수 있다.

트럼프 행정부 1기 미국 재무부에서 제재 업무를 담당했던 마셜 빌링슬리는 "인도, 중국, 터키 정유사들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계속 원해도 이들과 거래하는 은행이 '안된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러시아가 수 차례 서방의 제재를 견뎌내며 '면역력'을 키워온 터라 협상 압박 수단으로도 제재가 큰 역할을 하지 못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제재가 효과를 발휘하려면 시간이 필요한데 러시아 정권은 이런 효과가 나타나기 전 이를 우회하는 데 매우 능숙한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결국 제재 효과는 미국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제재를 집행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는 에너지 가격 상승 우려로 인해 로스네프트와 루코일에 대한 직접 제재를 부과하지 않았는데, 트럼프 행정부도 물가 관리 공약을 의식하며 집행을 소홀히 한다면 결국 제재는 무위에 그칠 수 있다는 것이다.

BBC는 이날 제재 발표 후 세계 유가가 상승세를 보였지만 단기에 그칠 것이라며 가격 상승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은 작다고 전했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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