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끝인데, 김경문 감독의 뚝심…단, 김서현 등판의 조건

뉴스1       2025.10.24 06:01   수정 : 2025.10.24 06:01기사원문

아쉬워하는 한화 이글스 투수 김서현. 2025.10.2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아쉬워하는 한화 이글스 투수 김서현. 2025.10.2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오른쪽)과 김서현. 2025.7.4/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김경문 한화 이글스 감독은 흔들리는 김서현을 플레이오프(PO) 5차전에서 마무리 투수로 기용하겠다고 공언했다. 눈앞의 한 경기가 아닌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포석으로, '믿음의 야구'를 밀어붙이겠다는 강수다.

올 시즌 마무리 투수를 처음 맡은 김서현은 뒷문을 책임지며 한화가 정규시즌 2위에 오르는데 큰 공을 세웠다.

세이브 33개를 기록하며 이 부문 2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렇게 잘 던지던 김서현이 가을야구 무대에서는 힘을 못 쓰고 있다. 김서현은 PO 두 경기에 나가 모두 홈런을 맞는 등 1이닝 4피안타(2피홈런) 2볼넷 3실점으로 부진에 빠져 있다.

김서현은 포스트시즌 데뷔전부터 불안했다.

한화는 1차전에서 9-6, 3점 차로 앞선 9회초 김서현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그는 경기를 끝내지 못했다. 이재현에게 솔로포를 맞는 등 ⅓이닝 2실점으로 무너졌다.

절치부심한 김서현은 4차전에서 출격 명령을 받았다. 4-1로 앞선 6회말 무사 1, 2루 위기를 최소 실점으로 막는 것이 그의 임무였지만, 김영웅에게 3점 홈런을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김서현이 갑작스럽게 난조를 보인 건 아니다. 그는 1일 SSG 랜더스전에서 9회말 2사 후 2점 홈런 두 방을 맞고 3점의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이 패배로 한화의 정규시즌 우승 가능성은 지워졌고, LG 트윈스가 수월하게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했다.

김서현의 10월 공식 등판 경기 평균자책점은 37.80(1⅔이닝 9실점 7자책)에 달한다. 타자 15명을 상대해 안타 7개와 홈런 4개, 볼넷 3개를 내주는 등 안정감이 크게 떨어진다.

세 번이나 3점 차 우세 상황에서 마운드에 올라갔지만, 김서현은 한 번도 깔끔하게 막아내지 못했다.

이쯤이면 김서현 카드를 쓰는 데 주저할 법도 하지만, 사령탑은 '믿음'을 택했다. 김 감독은 "김서현이 자꾸 안타와 홈런을 허용해 위축됐지만, 공은 나쁘지 않았다. 5차전에서는 김서현이 마무리로 나올 것"이라고 두둔했다.

PO를 넘어 한국시리즈에 올라가 우승하기 위해서는 김서현이 '필승조'로 자기 몫을 해줘야 한다는게 김 감독의 믿음이고 자기 확신이다.

출격 대기 명령을 받은 김서현은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펼쳐지는 PO 5차전에서 복합적인 의미로 '키플레이어'가 됐다.

김 감독이 공언한 대로 김서현이 한화의 마지막 투수로 등판해 한국시리즈로 이끌 수 있을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다.

김서현이 등판할 상황이 만들어질지가 우선이다. 마무리로 내세우겠다고 밝힌 만큼 적어도 팀이 밀리는 상황에서 김서현이 호출될 가능성은 낮다.

선발 투수 코디 폰세가 1차전 6이닝 6실점(5자책) 부진을 씻어내고 호투, 리드 상황을 불펜에 넘겨주면 김서현의 차례가 돌아올 수 있다. 한화 타선이 폭발해 큰 점수 차로 앞서 김서현에게 편안한 상황을 만들어준다면 더더욱 최상이다.

김서현이 달라진 모습으로 삼성 타선을 묶고 자존심을 회복할지도 관건이다.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낸다면 한 단계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수 있다. 한화 역시 곧바로 이어지는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는 데 큰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도 무너진다면, 김서현은 물론 한화에도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최악의 경우, 4차전처럼 결과가 뒤집힐 수 있다. 김 감독이 추구해온 '믿음의 야구'도 큰 흠집이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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