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가팔라진 계층 사다리…소득분위 상향 17% '역대 최저'
뉴시스
2025.10.27 12:03
수정 : 2025.10.27 12:03기사원문
국가데이터처, 2023년 소득이동통계 결과 발표 소득이동성 34.1%…상향이동은 0.3%p 감소한 17.3% 저소득층 70%는 1년 간 제자리…상위층 86%도 유지
[세종=뉴시스]임하은 기자 = 최근 소득 증가로 전년보다 계층(소득분위)이 오른 비율이 17%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2017년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으로, 빈곤층에서 벗어나기가 더욱 힘겨워진 셈이다.
특히 저소득층 70%는 1년이 지나도 같은 소득하위 20%에 머물렀고, 반대로 소득상위 20%의 계층 이동은 14%에 그쳐 상향 이동이 제한됐다.
이 가운데 상향 이동은 전년보다 0.3%p 감소한 17.3%, 하향 이동은 0.5%p 하락한 16.8%로 집계됐다. 모두 통계를 추적한 2017년 이래 역대 최저다.
소득 분위를 전년에 이어 유지한 비율은 전년보다 0.8%p 늘어난 65.9%다.
최바울 국가데이터처 경제사회통계연구실장은 "소득이동성이 감소했다는 건 전년보다 소득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 좀 더 늘었다는 의미다. 상향이동도 줄었지만 하향이동이 더 많이 줄었기에 (소득이) 밑으로 떨어지는 그물이 좀더 견고해졌다고 볼 수 있다"며 "고령화와 저성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소득이동성은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여성 이동성 남성보다 높아…"코로나 이후 서비스업 회복 영향"
성별로 보면 여성의 이동성이 35.2%로 남성(33.3%)보다 높았다.
여성의 상향 이동은 18.1%, 하향 이동은 17.1%였고, 남성은 상향·하향이 각각 16.6%였다. 특히 여성의 상향이동은 전년보다 0.2%p 증가했다.
청년층 이동성은 40.4%로 가장 높았고, 중장년층 31.5%, 노년층 25.0% 순이었다. 청년층은 상향이동(23.0%)이 하향이동(17.4%)보다 많은 반면, 중장년층과 노년층은 하향이동이 상향이동보다 많았다.
최바울 실장은 "여성의 상향 이동이 소폭 늘어난 것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대면서비스업 고용 회복과 경력단절 단축 등 구조적 요인이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저소득층 '사다리' 여전히 좁아…1분위 70% 제자리
2022년 소득 하위 20%(1분위)에 속했던 사람 가운데 2023년에도 1분위를 유지한 비율은 70.1%로 집계됐다.
1년 새 1분위를 벗어난 비율(탈출률)은 29.9%로 전년보다 1.0%p 줄었다.
반면 상위 20%(5분위)는 85.9%가 그대로 상위권을 유지했다.
장기적으로 보면 2017년 1분위에 있던 사람 중 2023년까지 7년 간 1분위에 머문 비율은 27.8%에 달했다.
최 실장은 "7년간 계속 소득 하위권에 머무는 집단을 세밀하게 지원하고, 노동시장 지속 잔류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년 '간헐적 취업자' 16.6%…"지속 취업할수록 상향 가능성↑"
2017년과 2023년 모두 유소득자인 청년층 중에서 중간 기간(2018~2022년)에 일시적으로 노동시장을 이탈한 '간헐적 취업자' 비중은 16.6%로 나타났다.
남성은 12.8%, 여성은 21.3%로 여성의 노동시장 이탈이 상대적으로 많았다.
간헐적 취업자의 전체 이동성은 68.3%로 '지속 취업자'(58.4%)보다 높았으나, 상향 이동 비율은 낮았다. 여러 가지 이유로 노동시장에서 벗어난 청년들은 하향 이동의 비율이 더 높게 나타났다.
최 실장은 "지속적으로 노동시장에 머무르는 사람이 상향 이동할 가능성이 더 크다"며 "정부 정책이 일자리의 지속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가데이터처는 인구주택총조사 등록센서스와 국세청 소득자료를 연계해 근로·사업소득이 있는 동일 개인을 2년 연속 추적, 소득분위 변동을 분석했다. 이번 소득이동통계는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공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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