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넘게 굶었다" 식료품 절도범 병원 데려가 영양제 놔준 경찰
뉴스1
2025.10.27 15:22
수정 : 2025.10.27 17:25기사원문
(청주=뉴스1) 임양규 기자 = 극심한 생활고를 겪던 50대가 굶주림 끝에 식료품을 훔치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처벌에 앞서 열흘 넘게 굶어 기아 상태인 그의 몸을 먼저 챙겼다.
27일 충북 청주청원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전 2시 30분쯤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한 편의점에서 A 씨(50대)가 5만 원 상당의 식료품을 훔쳐 달아났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형사 20여 명을 긴급 투입하고, 폐쇄회로(CC)TV 분석을 통해 인근 원룸에 있던 A 씨를 붙잡았다.
A 씨는 "열흘 넘게 굶었다. 사람을 해칠 의도는 없었다"고 경찰에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용직 근로자였던 그는 지난 7월부터 일이 끊기면서 수개월간 제대로 먹지도 못하는 등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다. 3만 원가량이 입금된 계좌마저도 압류된 상태였다.
검거 당시에는 제대로 서지 못할 만큼 기력이 없는 상태였다. 경찰은 먼저 A 씨를 병원으로 옮긴 뒤 영양 수액을 맞게 하고 사비를 털어 계란과 라면 등을 사준 뒤 귀가 조처했다.
경찰은 A 씨를 준특수강도 혐의로 구속 수사하려 했으나 전과가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불구속 수사를 하기로 했다.
주소지가 충남 천안으로 등록돼 기초수급비 지원도 힘든 상태였으나 경찰은 A 씨가 기초수급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청주로 전입신고를 마치도록 도왔다.
또 행정복지센터에서 기초수급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통장개설 등도 도울 예정이다. 청주시는 A 씨에게 3개월간 76만 원씩 임시 수급비를 지원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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