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군함에 문 열어준 이웃 섬나라…베네수 "네가 미군 항모냐" 비난

뉴스1       2025.10.27 16:22   수정 : 2025.10.27 16:22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정환 기자 = 베네수엘라와 직선거리로 11㎞ 떨어진 도서국가 트리니다드토바고에 도착한 미 해군 구축함의 합동훈련을 앞두고 베네수엘라가 '군사 도발'이라며 트리니다드토바고 정부를 26일(현지시간) 비난했다고 AFP통신, 악시오스 등이 보도했다.

이날 트리니다드토바고 수도 포트오브스페인에 입항한 미 해군 구축함 USS 그래블리함은 30일까지의 입항 기간 현지 국방군과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합동 해상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자국 해안 코앞에 미 군함이 정박하자,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날 "카리브해에서 전쟁을 유발하려는 목적으로 CIA(미중앙정보국)와 협력해 이뤄진 트리니다드토바고의 군사적 도발"이라며 "미국 항공모함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항구를 내준 행위를 규탄했다.

그러나 트리니다드토바고 정부는 USS 그래블리함의 방문이 "초국가적 범죄와의 싸움을 강화하고, 훈련, 인도주의 활동, 안보 협력을 통해 회복력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밝혔다.

정부 성명에서는 베네수엘라 국민과의 관계를 소중히 여기며 "더 안전하고, 더 강력하고, 더 번영하는 지역을 만드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리니다드토바고 정부는 카리브해 미군 주둔을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군함의 도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라틴 아메리카 마약카르텔 단속을 이유로 군사작전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미군은 지난달부터 마약밀매가 의심되는 선박을 해상에서 공격해 최소 10척을 폭파하고 43명을 살해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을 지상으로 확대하겠다고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지난 24일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항공모함인 USS 제럴드 R. 포드함을 카리브해에 파견하라고 명령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이 작전이 미국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자국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속셈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AFP통신에 따르면 마두로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CIA 비밀 작전을 승인한 뒤 며칠 만에 CIA와 연계된 "용병 그룹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마두로 정부는 이 용의자들이 전면적인 전쟁을 유발하려는 목적으로 '위장 공격'을 시도하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자세한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