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몬드' 김건우 "곤이, 팔딱팔딱 살아있는 생선 같은 인물"

연합뉴스       2025.10.27 16:34   수정 : 2025.10.27 16:34기사원문
손원평 동명 소설 원작 뮤지컬서 곤이 역…"인물 변화에 초점" "'더 글로리' 손명오로 기억해줘 감사…뮤지컬, 아직 갈 길 멀죠"

'아몬드' 김건우 "곤이, 팔딱팔딱 살아있는 생선 같은 인물"

손원평 동명 소설 원작 뮤지컬서 곤이 역…"인물 변화에 초점"

"'더 글로리' 손명오로 기억해줘 감사…뮤지컬, 아직 갈 길 멀죠"

뮤지컬 '아몬드'의 배우 김건우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지난달 서울 놀(NOL) 유니플렉스 1관에서 개막한 뮤지컬 '아몬드'는 뇌 속 편도체가 작아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소년 윤재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손원평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로, 제목 '아몬드'는 편도체의 생긴 모양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뮤지컬에는 윤재와 같이 괴물로 불리는 또 다른 소년이 등장한다.

어린 시절 납치를 겪은 뒤 세상에 대한 분노로 가득 찬 곤이다. 이 거친 소년 역을 배우 김건우가 윤승우, 조환지와 함께 연기한다.

"다듬어지지 않은 캐릭터예요. 물건으로 치면 사포질이 덜 된 느낌이죠. 팔딱팔딱 뛰는, 살아있는 생선 같은 인물을 보시고 싶으면 제 공연에 오시면 될 것 같습니다."

김건우가 27일 서울 종로구 예술가의집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자신이 연기한 곤이가 가장 거친 면모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건우는 "욕하며 거친 모습을 좋아하시는 분들이 있다"며 "최근에 삶이 밋밋해 자극이 필요하신 분들은 예매해달라"고 웃음을 보였다.

뮤지컬 '아몬드' 속 배우 김건우 (출처=연합뉴스)


그는 자신하던 것과 다르게, 처음엔 욕이 많은 곤이 역을 연기하는 데 걱정이 많았다. '아몬드'가 초등학생 이상 관람가로 어린이들이 본다는 점에서다.

김건우는 "찰진 욕을 듣기에는 부담스러운 연령대의 친구들이 올 수 있어서 걱정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곤이의 변화에 중점을 두고 연기를 해나갔다. 극 중 곤이는 화를 내도 감정 변화가 없는 윤재에게 쩔쩔매고 호기심을 느낀다. 윤재와 교감을 쌓으면서 그도 조금씩 바뀐다.

김건우는 "변화하는 모습을 표현하지 못하면 화만 내다가 끝나는 인물이 될 수 있었다"며 "윤재라는 친구에게 마음이 동화돼 그 나이대처럼 보이게 되는 과정을 표현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변화의 폭을 크게 하기 위해 극 초반부 곤이의 거친 면모도 강조하려 애썼다. 그는 "(욕을) 할 거면 관객이 마치 직접 듣는 것처럼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수준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미소 지었다.

뮤지컬 '아몬드' 속 배우 김건우 (출처=연합뉴스)


김건우는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 속 학교 폭력 가해자 손명오 역으로 널리 알려진 배우다. 그 때문에 비슷한 이미지인 '아몬드'의 곤이 역을 하는 데도 망설였다고 한다.

그는 "곤이 역할을 제안받았을 때 폭력적이고 결이 비슷해 고민이 많았다"면서도 "그런 것 때문에 좋은 작품을 놓치는 것은 배우로서 미련한 짓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더 글로리' 속 모습으로 대중에게 각인된 데 대해서는 "오히려 감사하다"고 했다.

"본명(김건우)을 잃어버린 지가 오래됐어요.(웃음) 제가 가져가야 할 숙제라고 생각해요. 어느 날 좋은 기회에 다른 역할로 지워질 준비도 하고 있어요."

그는 "다행히 요즘 나온 드라마 때문에 그나마 조금 잊힌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최근 넷플릭스 시리즈 '은중과 상연'에서 순수하고 맑은 청년 상학 역을 연기했다.

뮤지컬 '아몬드' 속 배우 김건우 (출처=연합뉴스)


방송으로 주로 알려진 김건우지만, 2023년 '빠리빵집'을 시작으로 '그날들', '스윙 데이즈_암호명 A', '아몬드'까지 꾸준히 뮤지컬을 선보여왔다. '시라노'와 '멤피스', '지킬앤하이드'를 재미있게 봤다는 그는 본인이 설정한 뮤지컬 배우로서의 기준에는 "아직 멀었다"며 더 좋은 노래와 연기를 선보이겠다고 강조했다.

"더 좋은 퀄리티의 노래와 연기를 보여드리고 싶어요. 지금은 제가 생각하기에도 평균치인지 애매한 느낌이 있어요. 그런 부분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고 싶어요."

encounter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