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전기차 정책 뒤집자…美 투자 급감·中과 격차 확대 우려

뉴시스       2025.10.27 17:20   수정 : 2025.10.27 17:20기사원문
EV 세액공제 폐지·온실가스 규제 철회 여파로 투자 3분의 1로 줄어 "내연기관 회귀, 단기 이익이지만 장기적 리스크 커져"



[웨스트레이크=AP/뉴시스]2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행정부가 EV 정책에서 후퇴하고 내연기관차를 적극 옹호하면서, 미국 내 EV 관련 투자가 급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진은 캘리포니아 웨스트레이크에서 충전 중인 테슬라 전기차. 2025.10.27.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기차(EV) 세액공제 제도를 폐지하고 온실가스 배출 규제를 철회하는 등 EV 산업 정책을 전면 수정하면서, 미국이 글로벌 EV 시장에서 중국에 뒤처질 위험에 직면했다.

26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트럼프 행정부가 EV 정책에서 후퇴하고 내연기관차를 적극 옹호하면서, 미국 내 EV 관련 투자가 급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FT에 따르면 배터리·조립·충전 인프라 등 EV 관련 투자 규모는 올해 3분기 약 81억 달러로 집계돼, 전 분기 대비 1/3 수준으로 감소했다. MIT와 로듐그룹이 공동 개발한 데이터베이스인 '클린 인베스트먼트 모니터'에 따르면 4~9월 사이 약 70억 달러 규모의 EV 투자 계획이 철회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들와 전문가들은 이번 정책 후퇴가 향후 전기차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중국의 시장 주도권을 더욱 강화시키는 동시에, 유럽연합(EU)의 2035년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정책에 대한 회의론을 확신시킬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볼보자동차의 하칸 사무엘손 CEO(최고경영자)는 "중국과 경쟁하려면 개발 속도를 높여야 한다"며 "백악관의 정책 후퇴는 산업 전반의 혁신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일부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은 EU에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 조항을 완화해 2035년 이후에도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의 판매를 허용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의 친(親) EV 정책을 전면 부정하며, 전기차가 "미국 자동차 산업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 경고한 바 있다.

이 같은 정책 변화로 미국 내 전기차 판매 전망도 크게 하향 조정됐다. 컨설팅업체 앨릭스파트너스는 내년 미국의 완전 전기차 판매 비중이 기존 전망치(13%)의 절반 수준인 7%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해 하이브리드차는 22%, 내연기관차는 68%,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는 3%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2030년에도 완전 전기차의 판매 비중은 18%에 불과할 것으로 전망돼, 유럽(40%)과 중국(51%)에 비해 크게 뒤처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의 '내연기관 회귀' 정책은 단기적으로 자동차 업계에 이익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과의 기술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앨릭스파트너스의 마크 웨이크필드 글로벌 자동차시장 책임자는 "단기적으로 수십억 달러의 이익이 발생하겠지만, 장기적으로 중국 기업들은 배터리 기술, 가격 경쟁력,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미국을 앞서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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