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조직 손상줄인 방사선 치료…세포 속 '이 농도' 때문

뉴시스       2025.10.28 16:04   수정 : 2025.10.28 16:04기사원문
조직 내 철분 농도 높을수록 정상조직 보호 효과 떨어져

[서울=뉴시스] 고철분 다이어트 동물의 장내(아래)에서 보통 다이어트 동물(위)보다 철이 많이 축적됐다. (사진= 세브란스 병원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초고속 고선량 최신 방사선 치료 기술인 '플래시'(FLASH) 치료가 가지는 정상조직 보호 원리가 밝혀졌다.

이익재 연세암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 남길영·김지영 연구원 연구팀은 문이정 옥스퍼드대학교 종양학과 교수, 정영태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교수와 함께 플래시 방사선 치료가 가지는 정상조직 보호 효과와 원리를 밝혔다고 28일 밝혔다.

연구 결과 조직이 갖고 있는 철분 농도가 높을수록 플래시 방사선 치료를 받았을 때 정상조직 파괴 정도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포 속 철분 농도는 칼로 조직을 떼어낸 후 염색을 입혀 현미경으로 살펴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표준 암 치료법으로 자리잡은 방사선치료는 종양을 공격하는 동시에 정상조직에 손상을 일으킨다는 부작용이 있다. 이러한 부작용을 줄인 차세대 기술이 탄소 이온을 활용한 중입자치료와 짧은 시간 동안 초고선량 방사선을 조사하는 플래시 치료 등이다.

플래시 치료는 기존 치료와 같은 방사선을 쓰면서 환자에게 전달하는 속도를 높여 환자에게 주는 선량을 높인 치료다. 수 분에 걸쳐 조사했던 전과 다르게 1초 이내로 끝난다. 이때 정상조직의 보호 효과를 관찰할 수 있지만 그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연구팀은 마우스 정상조직과 종양에 플래시 치료와 기존 X선 방사선치료를 각각 실시해 그 차이를 분석했다.

두 방사선 모두 종양에서는 '철 의존적 세포사멸'을 야기했다. 철 의존적 세포사멸이란 방사선이 유발한 활성산소가 철과 만나 지질과산화를 생성해 세포막을 산화시켜 종양을 죽이는 방식이다.

정상조직에서는 차이가 나타났다. 기존 방사선치료는 정상조직에서 종양과 마찬가지로 철 의존적 세포사멸을 일으켰지만 플래시 치료는 철 의존적 세포사멸을 발생시키지 않았다.

철이 플래시 치료가 정상조직 보호에 미치는 핵심 요인인지를 밝히기 위해 마우스에 고철분 식이를 적용했다. 철분을 많이 섭취한 마우스의 정상조직은 플래시 치료 후 지질과산화가 급격히 증가해 보호 효과가 사라지고 손상이 발생했다.
다만, 동물실험 단계라 사람이 고철분 식이를 하면 효과가 떨어진다고 해석하기엔 위험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이익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플래시 치료의 정상조직 보호 효과가 조직 내 철분 농도라는 생물학적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환자 맞춤형 방사선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조직별 철분 대사를 고려해야 한다는 중요한 임상적 시사점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세포 사멸과 질병'(Cell Death and Disease)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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