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치료제에서 유전자 편집으로…빅파마 미래 전략 행보 엇갈려

뉴스1       2025.10.29 06:20   수정 : 2025.10.29 09:58기사원문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정은 기자 = 한때 차세대 혁신 치료제로 주목받았던 세포치료제가 글로벌 제약사들의 전략에서 빠르게 뒤로 물러나고 있다. 대신 유전자 편집 기술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르며 빅파마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는 최근 세포치료제 연구개발 프로그램을 전면 중단했다.

이 과정에서 관련 인력 250여 명을 해고하기로 하면서 세포치료제 분야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

일본 다케다제약 역시 유사한 행보다. 202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다케다는 총 90억 달러 규모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계약을 체결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으나 곧이어 사업 재편 계획을 내놓고 세포치료제 프로젝트를 잇달아 정리했다.

업계에서는 세포치료제가 환자 맞춤형 공정 탓에 대규모 상업화가 어려운 데다 적용 가능한 질환도 제한적이라는 점이 빅파마들이 '백기'를 든 배경이라고 해석한다.

반면 미국의 일라이 릴리는 최근 자금난을 겪던 미국 임상단계 바이오텍 애드버럼 바이오테크놀로지스를 최대 18억 달러(약 2조 60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인수 대금 중 5억 달러는 주당 3.56달러 현금으로 지급하고, 나머지 13억 달러는 마일스톤 달성 시 지급하는 조건부 가치권(CVR)으로 지급된다.

애드버럼의 핵심 자산은 습식 황반변성(wAMD) 치료제 후보물질 'Ixo-vec'이다. 이는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를 이용한 유전자치료제로, 눈 속 유리체에 한 번 주사하면 수년간 효과가 유지된다.

기존 항-VEGF 치료제가 한두 달마다 반복 주사가 필요한 것과 달리 환자 편의성을 크게 개선할 수 있어 기대가 크다. 릴리는 이번 인수로 안과 유전자치료제 분야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게 됐다.

앞서 영국의 아스트라제네카는 2022년 미국 유전자 편집 기업 로직바이오 테라퓨틱스를 인수하며 차세대 플랫폼을 확보했다. 로직바이오는 게놈 안정적 삽입 기술을 보유하고 있어 희귀 유전질환 치료제 개발의 핵심 기술을 제공한다.

스위스의 노바티스는 이미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 '졸겐스마'를 통해 세계 최초의 상업화 유전자치료제를 성공시킨 경험이 있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미국 보이저 테라퓨틱스와 협력하며 차세대 AAV 캡시드 기술을 확보, 영역을 더욱 확장하고 있다.

다만 AAV 기반 유전자치료제 성과는 엇갈리고 있다.
바이오젠은 지난해 9월 AAV 유전자치료제 개발을 전면 중단했고, 화이자 역시 혈우병 치료제 후보물질 개발을 접는 한편, 이미 FDA 승인을 받았던 '베크베즈'의 상용화도 포기했다.

AAV 기반 치료제는 한 번 투여로 장기간 효과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생산 비용이 높아 약가가 수십억 원에 달하고 환자 수가 적어 시장성이 제한적이다. 일부 후보물질의 경우 간 독성과 같은 안전성 이슈로 논란이 된 사례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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