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복귀 전공의에 또 특혜…먼저 돌아온 이들은 뭐가 되나

뉴시스       2025.10.29 14:46   수정 : 2025.10.29 14:46기사원문
보건복지부, 내년도 전문의 시험 등 시행방안 발표 9월 복귀여도 전문의·레지던트 조기 응시 가능해져 '의사인력 수급' 명분 있지만 원칙 또 어겨 논란될 듯 합격 뒤 수련 질 우려·기복귀 전공의 형평성 문제도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서울시내 대학병원 전공의실. 2025.06.04.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정유선 기자 = 지난해 2월 의대 2000명 증원에 반대해 수련을 그만뒀다 올해 9월 복귀한 전공의들에게 정부가 전문의 시험 및 레지던트 지원과 관련해 특혜를 주기로 결정하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29일 보건복지부가 밝힌 '2026년도 전문의 시험, 의사 국시 등 시행방안'에 따르면 복지부는 지난달 복귀한 레지던트들이 내년 2월 전문의 자격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응시자격을 확대했다. 현재 전공의 수련과정을 내년 5월 말까지 수료 예정인 경우에 전문의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데, 내년 8월 말까지 수료 예정인 사람도 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했다.

아울러 지난달 수련을 재개한 인턴들도 내년 상반기 레지던트 1년차 모집에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원래 내년 2월 말까지 인턴 수련을 마쳐야 지원할 수 있는데 내년 8월 말까지 수료 예정인 사람도 가능하도록 이 역시 응시자격을 확대한 것이다.

다만 이러한 전문의 자격시험 및 레지던트 1년차 모집 응시자격 확대엔 '충실한 수련 이수'가 조건으로 붙었다. 특례에 따라 합격하더라도 8월 말까지 수련을 받아야 하며 끝까지 마치지 못하면 합격은 취소된다.

정부가 내놓은 시행방안은 의사 인력 배출 지연 우려 등을 염두해 마련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특례를 적용하지 않으면 1300여명은 내년 8월에 수련을 마치고 2027년 2월 자격시험까지 6개월간 대기해야 한다. 그만큼 전문의 인력 배출이 밀리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7월 복귀한 의대생들을 위해 의사 국가시험도 추가로 실시하기로 했다.

복지부는 이번 시행방안에 대해 "수련 및 교육현장 의견, 적정한 의료인력 수급 관리, 수련 질 확보, 공정하고 합리적인 시험제도 운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라며 "시험 운영상 행정적으로 가능한 범위에서 현장 상황을 반영하되, 역량을 갖춘 전문의 양성을 위해 수련기간 단축 등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적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부가 번번이 의사들에게 특혜를 주고 있다는 비판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수련기간 단축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다고 내세웠지만, 예외적으로 각종 시험과 선발에서 응시자격을 확대한 것 자체가 원칙을 깬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서울=뉴시스] 조성우 기자 = 지난 7월 31일 오전 서울 중구 달개비에서 열린 수련협의체 제2차 회의에서 김국일(오른쪽)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과 한성존(왼쪽 두 번째)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등이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25.07.31. xconfind@newsis.com


복지부는 지난 9월 전공의들이 복귀할 때도 기존 수련병원에 같은 과목과 연차로 복귀하는 경우 정원을 초과해도 인정해주기로 한 바 있다. 입영 시기도 최대한 수련 이후로 미뤄주고, 수련 도중 입대하면 복무를 마친 뒤 기존 수련병원에서 수련을 이어갈 수 있도록 대책도 마련했다.

이는 전공의들의 요구를 상당 부분 수용한 것으로, 당시에도 집단행동을 통해 의료공백을 야기한 전공의들에게 정부가 과도하게 특혜를 준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런데 전공의들이 돌아온 뒤에도 결과적으로 그들에게 유리한 조치를 내놓은 것이다.

의료계 등에선 전문의 시험과 레지던트 모집에 합격 뒤 수련이 제대로 이뤄질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합격자에 대한 관리가 어려울 것이란 걱정이다.


지난 3월과 6월에 먼저 복귀한 전공의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이들은 동료집단 내 조리돌림을 감수하며 복귀했는데, 오히려 늦게 복귀한 이들에게 특혜를 주는 게 옳지 않다는 것이다. 현재 의사들이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조기 복귀한 전공의들을 조롱하고 차별하는 내용의 글들이 게재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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