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자 동선 예측, 3초 전 경고'…ETRI, 예지형 안전 AI서비스 개발

뉴시스       2025.10.29 16:16   수정 : 2025.10.29 16:16기사원문
천안 4곳서 국내 첫 실증, 보행자 이동경로 예측으로 사고 예방 선제적 알림으로 운전자 대응 시간 확보, 오류도 축소

[대전=뉴시스] ETRI 연구진이 예지형 보행자 안전 인공지능 서비스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사진=ETRI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대전=뉴시스] 김양수 기자 =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들어서기도 전에 이동 경로를 예측해 운전자에게 경고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이 개발됐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충남 천안시 주요 교차로 4곳에서 보행자의 미래 이동경로를 예측해 교통사고를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예지(豫知)형 보행자 안전 인공지능(AI) 서비스'를 실증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이 기술은 보행자를 탐지하는 기존 안전시스템을 넘어 운전자가 보지 못하는 횡단 예정 보행자까지 사전에 인지토록 지원, 교통안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 핵심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기존 보급된 보행자 알림시스템은 사람이 수동으로 특정 '검지(檢知)영역'을 설정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근처를 지나가는 보행자도 위험으로 인식해 불필요한 경보가 울리고 카메라가 새로 설치되거나 방향이 변경될 때마다 검지영역을 다시 설정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또 보행자가 이미 도로에 진입한 후에야 경고가 울려 운전자의 대응시간이 부족하고 설정된 검지영역 밖 차도 구간을 안전하다고 인식하는 오류도 있었다.

이번에 ETRI가 개발한 예지형 보행자 안전서비스는 교통사고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예측하는 기술로 현장에 설치된 CCTV 카메라, 운전자용 전광판, 제어기, 원격 영상 분석서버로 구성됐다.

CCTV가 촬영한 영상을 기반으로 2초 이내에 도로 영역 맵을 자동생성해 횡단보도와 차도 전체를 위험 위치로 식별한다. 이를 통해 실제 교통환경을 정밀하게 반영할 수 있다.

이 시스템은 보행자의 미래 경로를 예측해 보행자가 횡단보도에 진입하기 약 3초 전부터 전광판을 통해 운전자에게 위험 알림 보낼 수 있다.

위험알림은 예측된 보행자의 미래 이동경로를 바탕으로 위험도를 산출해 0~4단계(총 5단계)의 단계별 위험정보(보행자 안전 이미지)를 안내 전광판을 통해 시각적으로 표시한다.

실제 횡단할 보행자에 대해서만 경보가 발생하기 때문에 불필요한 알림을 줄일 수 있고 특히 운전자는 우·좌회전 시 사각지대의 보행자까지 미리 인지할 수 있다.

기존의 영상분석이 영상에 등장한 사물이나 행동을 인식하는 수준에 그쳤지만 예지형 시각지능 기술은 사람의 기억 메카니즘을 모사해 시각정보를 누적·회상해 장시간의 맥락을 이해하고 미래 상황까지 예측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현재 이 서비스는 유동 인구가 많은 천안역 인근 2곳과 터미널사거리 2곳에설치돼 우회전 차량을 대상으로 실증 운용 중이다.

향후 ETRI는 현장 단말과 중앙 서버를 연계한 '엣지-센터 하이브리드' 구조로 시스템을 경량·고도화할 계획이다. 현장에서는 엣지를 통해 보행자의 위험도 예측 영상 분석을 수행하고 관제 및 통계 분석은 센터서버에서 담당하는 구조다.

또한 차량의 미래 경로를 예측해 보행자에게 초지향성 스피커로 접근 차량 주의 알림을 제공하는 기능과 자연어 기반 교통 분석 질의응답 등의 확장 기능도 단계적으로 적용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교통안전을 분야를 넘어 물류센터·공장·건설현장 등 산업안전 분야로의 확장도 가능하다.

천안시 김석필 시장 권한대행(부시장)은 "국내 최초 예지형 보행자 안전 AI기술이 천안에서 실증 운영을 하게 돼 매우 뜻깊다"며 "이번 서비스를 통해 교통사고 예방과 시민들의 안전한 보행환경 조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앞으로 신도심까지 실증을 확대해 안전한 도시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스마트 교통 솔루션 관련 기업에 기술이전해 2027년께 본격 상용화할 계획이며 전국으로 확대 보급을 위해 천안 외 지자체와의 추가 실증 협의도 추진할 방침이다.

ETRI 시각지능연구실 문진영 박사는 "이번에 보행자의 이동경로를 예측해 운전자에게 3초 먼저 알려준다라는 새로운 교통안전기준을 현장에서 실증했다"면서 "교차로 환경을 자동으로 이해하고 위험을 선제적으로 알리는 안전체계를 검증했고 향후 지자체와 협력해 지속적으로 기술고도화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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