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뮤지엄 제일 앞줄에 두라" 트럼프, 금관 선물에 '흡족'

뉴스1       2025.10.29 16:41   수정 : 2025.10.29 16:59기사원문

(경주=뉴스1) 김지현 한재준 이기림 한병찬 기자

"백악관 뮤지엄 제일 앞줄에 전시하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 신라 금관 모형을 선물 받은 직후 수행원에게 건넨 말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물을 들고 한참 바라보다가 수행원에게 직접 전시 위치까지 지시했다"며 "상당히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경주박물관 천년미소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공식 환영식에서 여러 차례 미소를 지으며 한국 측의 준비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마가(MAGA) 모자와 사진집 등 자신을 상징하는 '트럼프 굿즈' 전시를 둘러보며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그는 굿즈를 보고 "이건 정말 멋지다"며 전속 사진기자에게 "모두 찍어두라"고 말하기도 했다. 멜라니아 여사의 저서 번역본을 본 뒤에는 "우리가 만든 것보다 예쁘다. 멜라니아에게 바로 보내라"고 웃으며 감탄했다고 대통령실 측은 밝혔다.

이날 이재명 대통령은 훈민정음 문양이 새겨진 황금빛 넥타이를 매고 트럼프 대통령을 영접했다. 이 넥타이는 금색을 선호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향을 세심히 고려해 특별 제작된 것으로, 한미 정상의 한국에서의 첫 만남에 상징성을 더했다.

오후 2시가 넘어서자 천년미소관 앞마당에는 취타대의 북소리와 함께 의장대가 도열했고, 금관을 형상화한 장식과 레드카펫이 깔린 위로 두 정상의 차량이 차례로 진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이 도착하자 이재명 대통령은 먼저 걸어 나와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소를 짓고 이 대통령의 어깨를 두 차례 두드리며 친근하게 인사했다.

양 정상은 의장대의 '받들어 총' 구호와 함께 국기 앞에서 경례하며 발걸음을 맞췄다. 천년미소관으로 들어서는 동안 전통음악이 울려 퍼졌고, 취타대의 장단에 맞춰 의장대가 장엄하게 행진했다.

천년미소관 로비 안에서는 미국과 한국 양국 국가가 차례로 연주됐고, 두 정상이 각각 거수경례와 가슴에 손을 얹으며 예를 갖췄다. 이후 이재명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안내해 구윤철 부총리, 강경화 주미한국대사,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 등 한국 측 인사들과 인사를 나눴다. 현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구윤철 부총리에게 농담을 던지자 두 사람이 동시에 웃는 장면도 포착됐다.

행사의 절정은 금관과 무궁화대훈장 증정식이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민의 감사와 존경을 담아 드리는 선물"이라고 전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대단히 감사하다. 소중히 간직하겠다"며 악수를 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금관의 세부 조형을 살펴봤다.

이 대통령은 신라 금관에 대해 "신성함과 지도자의 강력한 권위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대통령의 설명을 듣는 내내 고개를 끄덕이며 깊은 인상을 받은 모습이었다.

공식 환영식이 끝난 뒤 두 정상은 함께 레드카펫을 따라 오찬장으로 이동하며 취타대의 연주에 화답하듯 웃음을 나눴다.


한편 한미 정상회담 오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예우하기 위해 한미 양국 식재료를 활용한 퓨전 한식이 마련됐다. 전채는 신안 새우·고흥 관자·완도 전복에 사우전드아일랜드 드레싱을 곁들였고, 메인은 경주 햅쌀밥과 미국산 갈비로 만든 갈비찜이 나왔다. 디저트로는 금 장식 브라우니와 감귤 디저트가 제공됐으며, 접시에는 'PEACE!' 문구가 새겨져 두 정상의 평화 의지를 상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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