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성조기 나란히 나부낀 경주박물관…온종일 '긴장감'
연합뉴스
2025.10.29 18:07
수정 : 2025.10.29 18:07기사원문
트럼프 맞으러 나온 시민부터 '노 트럼프' 외치는 시위대까지 엇갈린 반응
태극기·성조기 나란히 나부낀 경주박물관…온종일 '긴장감'
트럼프 맞으러 나온 시민부터 '노 트럼프' 외치는 시위대까지 엇갈린 반응
(경주=연합뉴스) 특별취재단 =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정상회담을 가진 국립경주박물관 일대는 온종일 긴장감이 넘쳤다.
박물관은 오전 9시께부터 주변 진입로 수백미터에 이중으로 펜스가 설치됐다.
박물관을 비롯해 인근 주차장도 모두 출입이 통제됐으며 경찰기동대 버스 20여대가 현장에 대기하며 만일의 상황에 대비했다.
경찰과 경호처 관계자 등 백여명도 현장의 위험 요소를 사전 차단하기에 분주했다.
레이더를 갖춘 드론 감시 및 무력화 차량은 쉼 없이 하늘을 감시했다.
오전 11시 20분께 경호처 측은 현장 취재 중이던 기자들에게 제한된 장소에서만 촬영과 취재가 허용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경호처 관계자는 이어 박물관 주변으로 흩어져 있던 취재진 20여명을 박물관 정문에서 직선거리로 백여m 밖으로 이동시키기도 했다.
이후 출입증 확인을 거쳐 시민들을 200m 밖 통제구역으로 이동시켰고, 이 과정에서 출입증이 없던 외신기자 몇 명은 현장을 떠나야만 했다.
정오부터 박물관에서 도심으로 향하는 왕복 4차선 도로와 정상들의 동선으로 이용될 배반네거리 방향 왕복 6차선 등이 차량 및 사람의 왕래가 모두 차단되며 회담장 인근은 진공상태에 들어갔다.
오후 2시께 한미 양국 정상의 도착이 임박하자 공중에서는 경찰 헬기가 감시에 돌입했다.
삼엄함 속에서도 박물관 주변에서는 한미회담을 반기는 분위기도 느껴졌다.
오랜 시간 주변 도로를 차단했음에도 운전자들은 묵묵히 경찰의 지시를 따랐다.
현장을 찾은 십여명의 시민들도 양국 정상의 만남을 반겼다.
70대 경주시민 강영자 씨는 "시내버스를 타고 왔다. 1시간째 기다리고 있다"며 "대한민국은 경제·안보 등에서 미국에 도움을 많이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기만을 기다렸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관세 문제만큼은 정상적으로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울산에서 경주로 놀러 왔다는 60대 김모 씨는 "한미 정상회담을 환영한다"며 "경제를 살리려면 양국 정상이 만나는 게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의 만남을 환영하고자 이날 박물관에는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게양됐으며 두 정상의 도착 30분 전부터는 국방부 취타대의 공연 소리가 박물관 담장을 넘어섰다.
안전에 온 힘을 쏟았지만,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이재명 대통령에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차량이 박물관에 진입하자마자 동궁과 월지 쪽에서 경찰의 저지를 뚫은 트럼프의 정책에 반대하는 시민단체 회원 50여명이 기습시위를 벌이며 박물과 100여미터 앞까지 다가왔다.
'노 트럼프(NO TRUMP)' 등의 구호를 외치며 접근한 이들은 경찰과 경호처 관계자들에게 차단되자 두시간여간 대치하기도 했다.
기습시위 직후 경찰은 경력 수백명을 동원해 현장을 통제하고 시위대가 박물관으로 향했던 왕복 4차선 도로에 버스 여러 대를 이용해 차 벽을 세웠다.
시위에 따른 물리적 충돌 등의 불상사는 없었으나 양국 정상이 박물관을 떠난 4시께까지 혹시 모를 사태에 현장의 긴장감은 극에 달했다.
(김현태 황수빈 기자)
mtk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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