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안전 담보 시 원전 계속…신규 원전 12차 전기본에"(종합)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기후에너지환경부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 출석해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2025.10.29/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세종=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원자력 발전에 대해 안전이 확보될 경우 계속 운전하는 게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규 원전 건설에 대해서는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한 적은 없다"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 과정에서 공론화를 거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 장관은 2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기후에너지환경부 종합감사에서 "안전성이 담보된다면 계속 운전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원전 운전을) '안 할 수도 있다'고 말한 적은 없다"며 "12차 전기본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공론화 절차를 거치겠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부산 기장군 고리원전 2호기 관련 질의에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몇 가지 내용을 계속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원전 안전성이 담보되는 게 전제"라고 강조했다. 고리 2호기는 1983년 8월 가동을 시작해 40년의 운영 허가가 끝난 지난해 4월부터 정지된 상태다. 원안위는 지난 23일 회의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의 자료 보완과 위원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계속 운전 허가 결정을 다음 달로 미뤘다.

김 장관은 신규 원전 추진 여부를 묻는 질문에 "12차 전기본을 수립할 때 의견을 들어봐야 한다"고 답했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이 "원전 유치를 희망하는 곳이 있으면 12차 전기본에 반영하겠다고 이해해도 되는가"라고 묻자 "그런 요소를 감안해 12차 전기본에 반영하겠다"고 했다.

김 장관은 또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원전을 섞어서 탈탄소를 확실하게 추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취임 후 신규 원전 부지선정위원회가 7월 30일 한 차례 회의 이후 중단됐다는 지적에는 "장관이 그것에 대해서 중단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고도 했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이 "11차 전기본에 따라 2038~2039년 가동하려면 지금 부지 공모에 착수해야 하는데, 한수원은 '정부 가이드가 있으면 공모하겠다'고 답하고 있다"며 명확한 입장을 요구했다. 이에 김 장관은 "한수원이 신규 원전 부지 공모를 하는 건 한수원의 절차나 규정에 따른 일"이라며 "괜히 그 문제를 자꾸 키우고 계셔서 생기는 문제"라고 반박했다.

또 김소희 의원이 "2차 전기본에 신규 원전 2기, 소형모듈원전(SMR) 1기를 반영한다고 보면 되는가"라고 묻자, 김 장관은 "현재로서는 그렇다"며 "12차 전기본에 지적하신 내용을 최대한 반영해 작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은 사용 후 핵연료 처리 문제에 대해서도 속도를 내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고준위 방폐장은 아파트를 지었는데 화장실을 안 지은 꼴"이라며 "지난해 특별법이 만들어져 올해 관련 위원회가 정식 구성됐고, 본격적으로 고준위 방폐장을 만들기 위한 업무에 착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계획으로는 2038년이나 늦어도 2040년 이전에는 부지를 선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한다"며 "많이 늦어진만큼 속도감 있게 해서 기간을 최대한 압축하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지질이 안정적이고 주민들과 떨어져 있는 적절한 공간을 찾는 게 핵심"이라며 "민주적 절차가 고준위법 안에 충분히 담겨 있기 때문에 더 이상 갈등 없이 대한민국 지질 중 가장 안전한 곳에 방폐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기요금과 재생에너지 확대의 관계를 둘러싼 여야 공방도 이어졌다. 일부 의원이 재생에너지 확대가 전기요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하자, 김 장관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기요금 인상은 직접적 연관이 없다"며 "세계에너지 통계기구 자료를 보면 태양광과 풍력이 현재 가장 싼 에너지원으로, 석탄보다 더 싸다"고 반박했다. 해상풍력에 대해서는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면 값이 빠르게 떨어질 것"이라며 "재생에너지가 늘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프레임은 잘못됐다"고 말했다.

다만 석탄발전소 폐쇄로 인한 고용 불안에는 정부 책임을 인정했다.

김 장관은 "에너지전환은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그 과정에서 생기는 실업은 노동자의 책임이 아니다"며 "국가가 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직업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건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5개 발전자회사가 공기업적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공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에 대한 전환 지원은 당연히 국가가 맡아야 한다"며 "태안 1호기가 올해 12월 폐쇄되는데 실업이 생기지 않도록 챙기겠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에너지 믹스를 하겠다는 것으로, 탈탄소를 확실하게 추진한다는 게 정책의 기조"라며 "원전은 안전하게 수명을 연장하고, 신규 원전은 공론화를 거쳐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