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에 다시 포항에"...앨버니지 총리 방문에 포스코 '하이렉스 동맹' 강화

호주 BHP와 수소환원제철 MOU
이차전지·에너지 협력도 확대

[파이낸셜뉴스]포스코그룹은 앤서니 앨버니지(Anthony Albanese) 호주 총리가 22년 만에 포항제철소를 찾아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기술인 '하이렉스(HyREX)' 개발 현장을 둘러보며 양국 간 경제 협력 강화를 약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앨버니지 총리의 이번 방문은 2003년 존 하워드 전 총리 이후 처음으로 이뤄진 포스코 방문이다. 철광석·원료탄 공급을 넘어 이차전지, 천연가스, 저탄소 철강 등 미래 산업 전반에서 협력 확대의 계기가 됐다.

이날 앨버니지 총리는 포항제철소 원료부두에서 호주산 철광석과 원료탄이 실제 활용되는 과정을 살핀 뒤 하이렉스 기술 개발 현장을 찾아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공정에 대한 설명을 직접 들었다.

그는 "호주는 세계 최고 수준의 자원 보유국이며 핵심 광물 투자를 통해 무한한 성장 기회를 열 수 있다"며 "한국과의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총리와의 면담에서 "호주는 철강을 넘어 이차전지 소재, 에너지 분야까지 미래 성장산업을 함께 개척해 나가는 전략적 동반자"라며 "이번 방문이 양국 간 신뢰를 공고히 하는 마중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1971년부터 호주산 철광석과 원료탄을 도입해 누적 15억t 이상을 사용해왔다. 지난 2010년에는 로이힐 광산 지분에 투자하고 2022년에는 호주 세넥스에너지를 인수해 천연가스 사업을 본격 확대했다. 현재는 탄소저감 철강 원료(HBI) 생산 프로젝트도 추진 중이다.

특히 이번 총리 방문에 맞춰 포스코는 호주 원료기업 BHP와 하이렉스 기술 공동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BHP는 데모 플랜트 가동에 필요한 철광석 원료와 기술 자문을 제공하며 양사는 이를 글로벌 철강업계의 기후변화 대응 성공 모델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이날 장 회장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에서도 '공급망 파트너십'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연설을 통해 안정적 원료 공급, 탄소저감 기술 공동개발, 미래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의 한·호 협력 사례를 소개하며 글로벌 공급망의 지속가능성과 회복력을 위한 다자간 연대를 강조했다.

한편, 포스코그룹은 지난 29일에는 호주·중국 등 글로벌 파트너사를 초청해 '포스코 나이트(POSCO NIGHT)'를 열고 사이먼 트롯 리오틴토 그룹 CEO, 주웨이 CATL 에너지저장장치(ESS) 총괄사장 등과 교류하며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e-mail] 이동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