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날쌔지고 더 신명나게…창극 ‘이날치전’ 돌아왔다
뉴시스
2025.10.30 09:59
수정 : 2025.10.30 09:59기사원문
내달 21~29일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99% 매진 '이날치전' 업그레이드 판
[서울=뉴시스] 최희정 기자 = 국립극장 전속단체 국립창극단은 오는 11월 21일부터 29일까지 창극 '이날치傳(전)'을 달오름극장에서 공연한다.
조선 후기 8명창 중 한 명이자, 날쌔게 줄을 잘 탄다고 하여 '날치'라 불린 이경숙(1820~1892)의 삶을 소재로 한 창작 창극이다. 지난해 초연 당시 전통연희와 판소리가 어우러진 유쾌한 무대로 호평을 받으며 객석점유율 99%를 기록한 작품으로, 약 1년 만에 관객과 다시 만난다.
극본을 맡은 윤석미 작가는 역사서 속 인물의 단편적 기록에 상상력을 더해 서사를 새롭게 구성했다. 신분의 한계를 넘어서고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며 예인(藝人)으로 살아간 이날치의 삶을 다양한 일화와 함께 생생하게 풀어낸다.
초연 당시 전통 판소리를 중심으로 하되 전통연희를 조화롭게 녹여낸 연출과 국립창극단 단원들의 탄탄한 소리 기량이 어우러지며, 관객이 함께 호흡하는 신명나는 무대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번 재공연에서는 초연의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일부 장면을 보완해 완성도를 높였다.
연출을 맡은 정종임은 우리 전통예술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신명 나는 놀이판을 펼친다. 판소리뿐 아니라 남사당패 풍물놀이, 재담, 줄타기, 고법, 탈춤 등 다채로운 전통연희가 어우러지며, 판소리에 익숙하지 않은 관객들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창극을 구현한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아찔한 줄타기 묘기는 이 작품의 백미로 꼽힌다.
음악은 주요 눈대목을 포함해 우리 소리의 흥과 멋을 풍부하게 담아낸다. 작창을 맡은 윤진철은 옛 판소리의 성음과 발성 등 고제(古制) 요소를 더해, 당대 명창들의 개성을 살리며 소리를 짰다. 박만순, 송우룡, 김세종, 박유전 등 조선 후기 8명창이 소리로 기량을 겨루는 '통인청 대사습놀이' 장면은 마치 음악 오디션 프로그램이나 힙합의 랩 배틀처럼 역동적이고 속도감 있게 구성돼 흥을 더한다.
작곡가 손다혜는 가야금·거문고·대금·해금·피리·아쟁·모듬북 등의 국악기와 신시사이저·어쿠스틱 기타 등의 서양 악기를 조화시켜 극의 몰입도를 한층 높였다.
주인공 '이날치' 역은 초연에서 맹활약한 국립창극단의 젊은 소리꾼 이광복과 김수인이 더블 캐스팅돼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이날치의 의형제이자 조력자인 '개다리' 역은 최용석이 맡으며, 극의 흐름을 이끄는 재치 있는 입담의 '어릿광대'는 서정금이 연기한다. 이 외에도 국립창극단 단원을 비롯해 줄타기꾼, 전통연희꾼 등 총 40여 명이 함께 출연해, 더욱 유쾌하고 신명나는 놀이판을 완성한다.
한편 국립창극단은 서울 공연에 앞서 다음 달 6일 거제문화예술회관 대극장, 같은 달 13~14일 평택남부문화예술회관에서 '이날치전'을 공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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