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아로 부르는 동요 '산바람 강바람'…오페라 '바람의 노래'

연합뉴스       2025.10.30 17:30   수정 : 2025.10.30 17:30기사원문
성남문화재단, 작곡가 박태현 모티브로 창작…"성남 대표하는 음악가" '전쟁의 상흔과 치유' 동요로 풀어내…내달 14∼15일 성남아트리움

아리아로 부르는 동요 '산바람 강바람'…오페라 '바람의 노래'

성남문화재단, 작곡가 박태현 모티브로 창작…"성남 대표하는 음악가"

'전쟁의 상흔과 치유' 동요로 풀어내…내달 14∼15일 성남아트리움

성남문화재단 창작 오페라 '바람의 노래' 제작발표회 (출처=연합뉴스)


(성남=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산 위에서 부는 바람 서늘한 바람 / 그 바람은 좋은 바람 고마운 바람"('산바람 강바람' 1절 가사)

동요 '산바람 강바람'으로 유명한 작곡가 박태현(1907∼1993)의 대표곡들이 오페라 아리아로 재탄생한다. 박태현의 동요들을 모티브로 만든 성남문화재단의 2025 창작오페라 '바람의 노래'가 다음 달 14∼15일 성남아트리움 대강당에서 공연된다.

성남문화재단은 지역 문화예술 자원을 활용한 작품을 구상하던 중 지역 대표 음악가인 박태현에게 주목하게 됐다.

박태현은 '산바람 강바람', '봄맞이 가자', '달따러 가자' 등 첫 소절만 들어도 귀에 익은 주옥같은 동요 200여곡을 작곡했다. 그는 1980년대 성남에 정착한 뒤 1993년 11월 타계할 때까지 성남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했다.

답변하는 윤정국 성남문화재단 대표 (출처=연합뉴스)


윤정국 성남문화재단 대표는 30일 성남아트리움에서 열린 '바람의 노래' 제작발표회에서 "이번 작품은 성남의 대표 작곡가인 박태현 선생의 동요를 모티브로 삼았다"며 "오페라 인재와 인프라가 풍부한 성남의 특성을 감안해 선생의 동요를 오페라라는 장르로 풀어냈다"고 말했다.

'전쟁의 상흔과 치유'라는 작품의 전반적인 주제를 관통하는 동요는 박태현의 대표작 '산바람 강바람'이다. 1936년에 만들어진 이 동요를 한국전쟁으로 부모를 잃고 고아가 된 어린 소녀 '강바람'의 이야기로 옮겼다. 강바람은 지푸라기 인형 '달'과 함께 엄마가 가르쳐 준 동요를 부르며 전쟁의 폐허 속에서 끈질기게 생존해낸다.

대본을 쓴 황정은 작가는 "동요의 가사에도 나오지만, 세상 모든 곳을 자유롭게 오가는 유일한 존재는 바람이라고 생각해 주인공의 이름을 강바람이라고 지었다"며 "그 어떤 시대의 흐름과 상관 없이 바람처럼 자유롭게 살기를 바라는 소망을 담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성남문화재단 창작 오페라 '바람의 노래' 제작발표회 (출처=연합뉴스)


이날 제작발표회에서는 강바람 역을 맡은 소프라노 홍혜란과 달 역의 테너 최원회가 작품의 주요 아리아 3곡을 직접 노래했다. 동요와 오페라라는 상이한 두 장르가 의외로 잘 조화된 노래들이었다. '산바람 강바람'을 비롯해 '깊은 밤에', '엄마', '다같이 노래부르자', '자장노래', '누가누가 잠자나' 등 박태현의 동요 6곡을 아리아의 구절 곳곳에 녹였다.

작곡을 맡은 김주원 작곡가는 "박태현 선생은 광복 이후 정부 요청으로 '삼일절 노래'와 '한글날 노래'도 작곡하는 등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작곡가였다"며 "사람들의 귀에 쉽게 익숙해지는 선생님의 멜로디를 공부하며 (아리아를) 작곡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고 했다.


창작 오페라 '바람의 노래' 주요 아리아를 선보이는 성악가 홍혜란·최원휘 (출처=연합뉴스)


성남문화재단은 이번 공연을 마친 뒤 작품을 보완해 내년부터는 오페라 전용 공연장인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바람의 노래'를 성남문화재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윤정국 대표는 "이번에는 초연인 만큼 중극장 규모인 성남 아트리움에서 공연한다"며 "내년에는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해 해마다 무대를 올리는 작품으로 자리 잡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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