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잠수함 오른 캐나다 총리…예정보다 길게 머물며 높은 관심

뉴스1       2025.10.30 19:52   수정 : 2025.10.30 19:52기사원문

김민석 국무총리와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앞줄 왼쪽 둘째부터)이 30일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방문했다.(한화그룹 제공)


경남 거제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2025.10.30/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22일 오후 경남 거제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에서 장보고-Ⅲ Batch-Ⅱ 1번함인 장영실함 진수식이 열리고 있다. 2025.10.22/뉴스1 ⓒ News1 윤일지 기자


(서울=뉴스1) 이동희 기자 =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잠수함 사업(CPSP) 최종 결선을 앞두고 마크 카니(Mark Carney) 캐나다 총리가 30일 한화오션(042660) 거제사업장을 방문했다.

수주전 결정권을 쥔 카니 총리는 이날 김민석 국무총리와 함께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의 안내를 받으며 최근 진수된 '장영실함'에 올라 '장보고-Ⅲ 배치(Batch)-Ⅱ' 잠수함을 직접 확인했다.

현장에 참석한 관계자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한화오션 잠수함에 깊은 관심을 보이며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이상 더 머물며 김동관 부회장에게 많은 질문을 건넸다는 후문이다.

60조원 잠수함 사업 결정권자 캐나다 총리,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방문

조선업계과 외신 등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이날 오후 데이비드 맥귄티 캐나다 국방부 장관, 앵거스 탑시 캐나다 해군사령관 등과 함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을 찾았다. 한화오션은 거제사업장 곳곳에 '웰컴! 카니 총리'(Welcome Prime Minister Carney)라는 플래카드를 걸며 총리 일행을 반겼다.

한화오션 경영진은 카니 총리에서 CPSP 제안 모델인 장보고-Ⅲ 배치(Batch)-Ⅱ 잠수함의 설계 및 생산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 카니 총리 일행은 지난 22일 진수식을 마치고 안벽에 계류 중인 장영실함에도 탑승했다.

장영실함은 한화오션이 캐나다에 제안 중인 장보고-Ⅲ 배치-Ⅱ의 1번함으로, 장보고-Ⅲ 배치-I의 3척 건조와 실전 운용 경험을 바탕으로 완성도를 한층 높인 차세대 잠수함이다. 장기간 수중 작전이 가능하며, 7000해리(약 1만2900㎞) 이상을 운항할 수 있다. 태평양과 대서양은 물론 북극해까지 이르는 광범위한 작전 환경에 최적화한 플랫폼으로 꼽힌다.

"카니 총리, 김동관 부회장에게 직접 질문하며 관심"

한화그룹은 카니 총리는 첨단 기술이 집약된 전투지휘실(CCC) 등을 인상 깊게 둘러봤다고 전했다. 특히 장신의 캐나다 해군 장병이 장기간 작전 중 편안하게 생활할 수 있을 만큼 여유 있고 쾌적한 거주 공간에 주목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카니 총리 일행이 예정된 시간보다 30분 이상 더 머물렀다"면서 "카니 총리는 김동관 부회장과 직접 대화하며 (한화오션 잠수함에)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한화오션은 이날 카니 총리에게 장보고-Ⅲ 배치-Ⅱ의 성능과 납기 역량은 물론 그룹 차원의 광범위한 경제·산업 협력 구상도 제시했다. 방위협력뿐 아니라 우주∙지속가능 에너지∙핵심 광물 분야에서 장기적인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 의지를 강조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은 K-방산 최대의 성과로 K-방산의 새로운 길을 개척하는 성과가 될 뿐만 아니라 한국과 캐나다 양국의 장기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전환점이 될 수 있도록 한화그룹의 모든 역량을 총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팀' 한화오션·HD현대, 獨 TKMS와 경쟁…빠른 납기 장점 "K-해양방산 경쟁력 입증"

한화오션은 지난 8월 캐나다 정부가 발표한 CPSP의 숏리스트(적격후보)로 선정됐다. 캐나다 해군은 지난 1998년 영국 해군으로부터 도입해 보유 중인 2400톤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하기 위해 최대 60조원 규모의 잠수함 조달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한화오션은 HD현대와 '원팀'으로 이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경쟁 상대는 독일의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스(TKMS)다.

이날 카니 총리의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방문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이뤄졌다. 숏리스트 발표 당시 독일을 방문한 그는 "한국 조선소도 방문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업계는 한화오션의 빠른 납기에 주목한다. 캐나다 해군의 빅토리아급 잠수함 4척은 10년 이내 퇴역할 예정으로 캐나다 측은 빠른 납기에 우선 순위를 둘 가능성이 높다.

한화오션은 TKMS보다 3년 이상 빠른 2032년 납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장보고-Ⅲ 배치-Ⅱ 4척을 우선 인도한 이후 1척씩 납품해 2043년까지 총 12척을 모두 인도한다는 계획이다.

또 캐나다 해안에 잠수함 유지보수 시설 두 곳을 건설하겠다는 내용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속한 납기로 기존 빅토리아급 잠수함의 조기 퇴역이 가능해져 캐나다 측은 유지∙보수 및 지원 비용을 상당 부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그룹은 캐나다 잠수함 사업을 수주할 경우 세계 방산시장에서 독일을 상대로 경쟁 우위를 확보한다며 한국의 잠수함 설계·건조·운용 기술을 글로벌 시장에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장보고-Ⅲ 배치-Ⅱ는 캐나다가 추진하는 '3대양 전략'(Three Ocean Strategy)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잠수함"이라며 "(캐나다 수주는) K-해양방산의 기술력과 신뢰도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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