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핵실험 재개' 지시에 갈라진 美의회…"힘의 외교"VS"핵확산"
뉴스1
2025.10.31 12:10
수정 : 2025.10.31 12:10기사원문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실험 재개 선언을 둘러싸고 미국 의회가 첨예하게 갈라졌다고 미 정치전문매체 더힐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화당은 핵실험 재개가 러시아와 중국 등을 겨냥한 힘의 억제라고 지지하는 반면 민주당은 핵 경쟁을 촉발할 수 있어 위험하고 잘못된 보복 행위라고 비난하고 있다.
미국은 얻을 게 없다"고 비판했다. 만약 미국이 핵실험을 하면 군비경쟁 촉발로 이어져 중국도 핵실험에 나서고 결국 중국의 핵전력을 강화하는 역효과를 낳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같은 소위원회 소속인 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은 "공화당이 연방지출 삭감에 집중한다면서도 대통령의 이 지시를 이행하는 데 얼마나 많은 돈이 드는지 왜 우려를 보이지 않느냐"며 공화당을 직격했다.
반면 공화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힘의 외교'로 받아들이며 지지하고 있다.
상원 외교위원장인 제임스 리시(공화·아이다호) 의원은 "이것은 긴장을 고조시키는 조치가 아니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전혀 위축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원의장 마이크 존슨(공화·루이지애나)는 "세계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힘을 보여야 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행동으로 보여왔다"고, 상원 군사위원회 핵무기 관리 소위원회 소속 톰 코튼 상원의원(공화·아칸소)은 "미국이 핵무기 비축을 발전·현대화하기 위한 활동을 허용했다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라고 환영했다.
국제사회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 소재 군비통제협회 대릴 킴범 사무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핵정책은 일관성도 명확성도 없다"며 "분명한 것은 미국의 핵실험 재개나 핵확산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 무모한 언행이 오히려 미국의 안보를 해친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파르한 하크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가 "이미 경악스러울 정도로 높은 긴장 속에서, 핵 충돌 위험을 더욱 높이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오판이나 확전을 초래할 수 있는 모든 행위는 피해야 한다"며 "어떠한 상황에서도 핵실험은 결코 허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핵무기 개발 의혹 등으로 제재를 받고 있는 이란도 강하게 반발했다. 압박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엑스(X)를 통해 "우리의 평화적 핵 프로그램을 악마화하고 핵실험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했지만 미국이야말로 전 세계 핵확산의 가장 큰 위협"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 다른 나라들의 시험 프로그램으로 인해 나는 전쟁부(국방부)에 동등한 기준으로 우리의 핵무기 시험을 시작하도록 지시했다"며 "이 절차는 즉시 시작될 것"이라고 33년 만의 핵실험 재개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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