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트럼프 압박에 중·러·이란에 손길…군사장비 지원 요청
뉴스1
2025.11.01 04:10
수정 : 2025.11.01 04:10기사원문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베네수엘라가 점점 거세지고 있는 미국의 압박에 대응해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해 러시아와 중국, 이란에 손을 내밀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1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내무 문건을 입수해 보도했다.
문건에 따르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서 서한을 보내 미국과 베네수엘라 간의 긴장 고조에 대응하기 위한 양국 간 군사 협력 확대와 함께 중국 정부에 레이더 탐지 시스템 생산을 신속히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마두로는 서한에서 카리브해에서의 미국의 공격적 행보를 매우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군사 행동을 베네수엘라와 이념을 공유하는 중국에 대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라몬 벨라스케스 베네수엘라 교통부 장관은 이란 방문을 계획하면서 이란 측 관계자에게 "수동 탐지 장비, GPS 교란기, 사거리 약 1000km의 드론이 확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문건은 전했다.
베네수엘라는 이달 중 고위보좌관이 러시아를 방문할 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달할 서한도 작성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중국, 이란이 베네수엘라의 요청에 어떻게 대응했는지는 문건에 담기지 않았다.
다만 러시아와 베네수엘라는 지난 1999년 사회주의를 앞세운 우고 차베스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집권한 후 관계를 다졌다. 그러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현재로선 러시아에 대한 지원을 확대할 가능성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관심이 베네수엘라로 향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관심이 분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제임스 스토리 전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대사는 "미 해군 전력의 10% 이상을 카리브해로 이동시켰다는 사실만으로도, 어떤 면에서는 이미 푸틴의 승리라고 할 수 있다"며 "미국이 서반구 문제에 다시 집중하게 되면 우크라이나에 대한 관심이 분산되고, 그것은 푸틴에게 유리한 일"이라고 말했다.
더글러스 파라 IBI 컨설턴츠의 대표는 "러시아는 베네수엘라 문제에 비교적 조용한 태도를 보여 왔다"며 "마두로를 방어하기 위해 쏟은 정치적 자원도 극히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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