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초과 고액 예금계좌수 12년만에 첫 감소…기업자유예금 잔액까지 줄어
뉴스1
2025.11.02 11:18
수정 : 2025.11.02 11:18기사원문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올해 상반기 은행권에서 10억 원이 넘는 고액 예금 계좌 수가 12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기업이 여유자금을 맡기는 기업자유예금의 계좌 수와 잔액이 나란히 줄었다. 경기 둔화와 고환율 등의 여파로 기업들이 여유 자금을 인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저축성예금 중 잔액 10억원 초과 계좌 수는 9만 9000좌로, 지난해 말(10만 좌)보다 1000좌 감소했다. 고액 예금 계좌 수가 줄어든 것은 2013년 하반기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10억 원을 초과하는 정기예금 계좌가 6만 좌로 6개월 전보다 1000좌 줄며 2020년 하반기 이후 첫 감소세를 보였다. 법인의 일시적 여유자금이 예치되는 기업자유예금 계좌 역시 3만 4000좌에서 3만 2000좌로 2000좌 감소했다.
다만 이들 계좌의 총 잔액은 소폭 늘었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0억 원 초과 계좌의 총 잔액은 821조 4130억원으로, 지난해 말(815조 8100억원)보다 5조 6030억원 증가했다. 고액 예금 잔액은 지난해 하반기 말(771조 7490억원) 이후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예금 유형별로 보면 기업자유예금 잔액은 234조 8250억 원에서 229조 2350억 원으로 2.4% 감소했다. 반면 정기예금 잔액은 569조 1020억 원에서 579조 3740억 원으로 1.8% 늘었고, 저축예금 잔액도 11조 960억 원에서 12조 70억 원으로 8.2% 증가했다.
계좌 수와 기업자유예금 잔액이 동시에 줄어든 것은 경기 둔화와 기업 영업환경 악화, 유동성 확보 부담 증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특히 고환율이 이어진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수입 기업의 경우 환율 상승으로 결제 대금이 늘어나 현금 보유가 줄어드는 것이다. 업무 효율화를 위해 불필요한 계좌를 정리하는 추세도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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