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예금' 22조 줄고 '마통' 1조 뚫었다…증시로 '머니무브' 뚜렷
뉴스1
2025.11.03 15:46
수정 : 2025.11.03 15:49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도엽 기자 = 은행권의 저가 예금이자 '투자 대기성 자금'인 요구불예금이 한 달 새 22조 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7000억 원이 넘게 빠져나간 것으로, 사천피(4000포인트)를 돌파한 증시로의 '머니무브' 영향인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잇따른 대출 규제로 '갭투자'가 크게 제한되자 전세대출 잔액은 역성장했다.
이는 지난달 669조 7238억 원 대비 21조 8674억 원 감소, 지난해 7월(-29조 1395억 원) 이후 1년 3개월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요구불예금은 입출금이 자유로워 언제든 되찾을 수 있는 예금이다. 소비자는 고금리 예금 상품의 만기 이후 이를 정기 예·적금 상품에 예치하지 않고 일종의 '대기성 자금'으로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저금리 예금으로, 은행 입장에선 적은 비용으로 조달할 수 있는 '핵심 예금'으로도 불린다.
요구불예금 자금은 주로 증시로 흘러간 것으로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예탁금은 지난달 1일 기준 76조 5301억 원이었으나, 30일 기준으로는 85조 7136억 원까지 늘었다. 29일 85조 9159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치'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이런 흐름은 신용대출 잔액에서도 나타난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 7330억 원으로 전달(103조 8079억 원) 대비 9251억 원 늘었다. 지난 6월 이후 4개월 만에 최대 증가다.
은행권 관계자는 "신용대출 증가분의 상당수가 마이너스통장 잔액"이라며 "기업공개(IPO) 시엔 마이너스통장 잔액이 출렁이기도 한다"고 전했다.
부동산 관련 잔액은 주춤한 모습을 보인다.
지난달 말 5대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610조 6461억 원으로, 전달 대비 1조 6613억 원 늘었다. 9월 증가 폭(1조 3135억 원) 대비 소폭 늘었으나, 6.27·9.7 부동산 대책으로 인한 막차 수요가 뒤늦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전세대출 잔액은 18개월 내 최대로 감소했다. 지난달 말 전세대출 잔액(은행 재원 기준)은 123조 1644억 원으로, 전달 대비 5271억 원 감소했다. 9월(-344억 원) 이후 두 달 연속 감소세로, 지난해 4월(-6257억 원) 이후 최대 감소다.
9.7 부동산 대책으로 1주택자 전세대출 한도를 '2억 원'으로 일괄 하향 조정하자, 갭투자가 제한된 영향이다. 이 규제로 수도권 내에서 1주택자가 전세대출을 받은 사람의 약 30%가 한도를 축소해야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잔금대출은 지난해 10월(-4567억 원) 이후 13개월째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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