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국제음악제 박유신 예술감독 "5주년 맞아 다채롭게 준비"

연합뉴스       2025.11.03 16:38   수정 : 2025.11.03 16:38기사원문
하겐 콰르텟·윤한결 '별신굿' 초연 등…모든 공연 무료, 8분 만에 매진 '황수미와 듀오 공연' 사무엘 윤 "'웃음에서 광기로' 어울리는 스토리텔링"

포항국제음악제 박유신 예술감독 "5주년 맞아 다채롭게 준비"

하겐 콰르텟·윤한결 '별신굿' 초연 등…모든 공연 무료, 8분 만에 매진

'황수미와 듀오 공연' 사무엘 윤 "'웃음에서 광기로' 어울리는 스토리텔링"

2025 포항국제음악제 라운드 테이블 (출처=연합뉴스)


(서울=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포항이 문화도시로 거듭나는 기반으로서 시작된 포항국제음악제가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음악제는 지난해 '포항음악제'라는 이름에서 '포항국제음악제'로 명칭을 바꾸며 세계적인 음악 축제로의 발돋움을 꾀했다. 이름대로 그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의 정상급 아티스트가 음악제를 찾아 자리를 빛냈다.

"5주년이 의미 있는 해라고 생각해서 다채롭고 풍성하게 많이 준비했습니다. 좋은 연주자들이 참여해주셔서 기대 이상의 공연이 될 것으로 저도 기대하고 있어요."

포항국제음악제 시작부터 함께하며 5년째 음악제를 이끄는 예술감독 박유신 첼리스트가 3일 서울 중구의 한 식당에서 열린 라운드 테이블에서 이번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2025 포항국제음악제 라운드 테이블 (출처=연합뉴스)


제5회 포항국제음악제는 인연(Affinity)을 주제로 오는 7∼13일 포항 일대에서 열린다.

박 감독은 "많은 분이 음악제에 관심과 애정을 가질수록 저희 음악제가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해 그 인연을 소중히 여기자는 마음으로 주제를 정했다"고 소개했다.

7일 경상북도교육청문화원 대교육장에서 열리는 '개막공연 - 우리가 만난 순간'은 지난해 개막공연의 지휘로 호평받았던 윤한결이 다시 무대에 올라 포항 페스티벌 오케스트라를 지휘한다.

포항국제음악제가 위촉해 윤한결이 작곡한 '별신굿'도 세계 초연한다. 별신굿은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비는 무속 의식이다. '별신굿'은 타악기 난타, 태평소의 팡파르 등 무속 의식의 음악적 요소를 서양의 고전 악기로 재해석했다.

박 감독은 "악기를 구하느라 모든 선생님께 연락을 드릴 정도로, 모든 타악기가 나온다"며 "저도 잘 상상이 안 되고 연주가 어떻게 될지 두려운데, 지휘자님은 걱정을 안 하신다. 올해의 하이라이트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지휘자 윤한결 (출처=연합뉴스)


8일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열리는 세계 정상급 현악사중주단 하겐 콰르텟의 공연도 관심을 끈다. 포항국제음악제에는 제1회 노부스 콰르텟을 시작으로 꾸준히 현악사중주단이 무대에 올랐다.

하겐 콰르텟은 1981년 하겐 집안의 네 형제로 시작해 40여년간 50여장의 방대한 음반을 남기고 런던 위그모어 홀 등 유수의 공연장에서 초청 공연을 열며 현악사중주계의 선두 주자로 활동해왔다. 9년 만에 여는 이번 내한 공연은 내년 은퇴를 선언한 이들의 마지막 국내 공연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박 감독은 "하겐 콰르텟을 보면서 음악을 공부하고 자란 저희로서는 그분들이 공연한다는 거 자체가 아직도 믿기지 않는다"며 "10년 후 저희가 했던 것을 돌아봤을 때, 이 많은 콰르텟이 음악제에 다 모였다는 것 자체가 자랑스러운 일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뿌듯함을 드러냈다.

하겐 콰르텟 (출처=연합뉴스)


음악제에서는 바리톤 사무엘 윤과 소프라노 황수미의 특별한 듀오 공연도 열린다. 황수미와 사무엘 윤은 11일 효자아트홀에서 '웃음에서 광기로'라는 주제로 헨리 퍼셀의 오페라 '아서 왕' 중 '당신은 어떤 힘으로', 슈베르트의 '물감그리는 그레첸' 등의 가곡을 들려준다.

이날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사무엘 윤은 "'인연'과 '웃음에서 광기로'라는 주제에 어울리는 스토리텔링이 될 수 있도록 약간의 소품과 저희 둘의 연기가 버무려진다"며 "중간에 손뼉을 치거나 그런 거 없이 극음악의 형태로 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소개했다.

사무엘 윤은 출연 제안을 흔쾌히 수락했다며 음악제 취지에 공감을 나타냈다. 포항국제음악제는 이번 '별신굿'과 같이 한국적 장단과 색채가 들어간 음악이나 지난해 아카펠라 등 색다른 음악을 시도해왔다.

그는 "한국적 장단과 색채가 들어간 음악을 하는 데 굉장히 동의한다"며 "기존의 서양음악만 한다고 했을 때 (음악제가) 차별화될 수 없다. 저희의 동양적인, 한국적인 것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5 포항국제음악제 라운드 테이블 (출처=연합뉴스)


모든 공연이 무료로 진행된다는 점도 특징이다. 당초 주요 공연이 열렸던 포항문화예술관이 보수에 들어간 것이 계기였다. 공연장 여건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게 된 김에 음악제의 문턱을 낮춰보자는 의도다.


그 영향 때문인지 모든 공연이 예매 개시 8분 만에 매진됐다.

박 감독은 "서울에서도 모든 무료 공연이 매진되기 어렵다"며 "애정과 관심이 이 정도라면,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관객들이) 공연장에 오시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올해 야심 차게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감독은 향후 음악제의 다양한 시도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포항에서 내년에 컨벤션센터가 생기는 걸로 알고 있어요. 그곳과 협업하는 등 다양하게 시도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제5회 포항국제음악제 (출처=연합뉴스)


encounter2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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