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수장 '핵잠수함·전작권 전환' 놓고 머리 맞댄다

파이낸셜뉴스       2025.11.03 20:00   수정 : 2025.11.03 21:31기사원문
8년 만에 JSA 함께 방문
MDL 25m 거리서 경계태세 확인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 개최
"전작권 전환에 의미있는 진전"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국방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3일 방한했다. 방한 후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함께 방문했다고 국방부는 밝혔다. 한미 국방수장이 함께 JSA를 찾은 것은 2017년 이후 8년 만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JSA 방문 후엔 평택의 미군기지인 캠프 험프리스를 찾아 주한미군 장병을 격려했다.

4일엔 두 장관이 공동 주재하는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가 열린다. SCM은 한미 주요 군사정책을 협의·조정하는 양국 국방분야 최고위급 연례회의다. 이 자리에서 한반도 정세와 관련, 다양한 안보 현안이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재명 정부의 공약인 임기 내 전작권 전환, 최근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심적으로 거론된 한국의 원자력추진 잠수함 건조방안, 한미동맹 현대화 등 군사·안보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펼쳐질 것으로 알려졌다.

전작권 전환과 관련, 헤그세스 장관은 지난달 29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전작권 전환 구상이 "훌륭한 일"이라고 언급한 바 있어 이번 SCM에서 관련 논의의 유의미한 진전이 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9월 말 열린 한미 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도 대북정책 공조, 사이버 및 우주 미사일 협력, 함정 MRO 등이 거론됐는데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조건 충족에 상당한 진전이 있었다'는 국방부의 발표가 있었다.

전작권 전환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의 3단계 검증을 거쳐 이뤄진다. 한국은 2019년 IOC 검증을 통과했고, 현재는 2단계 FOC 평가를 진행 중이다. 국방부는 이번 SCM에서 FOC 검증 일정과 FMC 진입 로드맵을 구체화하는 쪽으로 논의를 진전시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핵추진 잠수함과 관련해 한미 정상 간 큰 틀의 합의는 이루어졌으나, 양국 간 새롭게 협의해야 할 사안이 산적해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잠수함을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한 실무협의와 한국이 원하는 핵잠수함의 배수량 및 성능, 척수 등에 대한 기본적 의견교환이 있을 전망이다. 현재까지 미 국방부는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전에도 국방관리들은 "핵 추진기술의 해외 이전은 안전조치와 의회 검토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정치적 승인 이후에 기술적·법적 절차의 장기협상이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SCM에 앞서 이날 한미 합참의장은 용산 합동참모본부에서 제50차 한미 군사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진영승 합참의장과 존 대니얼 케인 미국 합참의장은 공동보도문에서 전작권 전환 추진과 관련, "의미있는 진전"을 이뤘다고 공동으로 평가했다. 또 전작권 전환조건 충족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기준에 따라 진행된 연간 평가 중 많은 부분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는 것으로 공감했다"며 "전작권 전환조건 충족과 연합방위태세 강화를 위해 지속 노력할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전작권 전환조건 충족 여부는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등 전구급 한미 연합훈련을 통해 정례적으로 평가하는데, 올해 평가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는 것이다. 양국 의장은 또한 "급변하는 안보환경과 다양한 위협에 대한 적극적 대응을 위해 동맹의 능력과 상호운용성,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며 "연합방위태세 강화와 동맹 현대화를 지속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국 의장은 한미동맹의 억제력이 한반도를 넘어서 안보, 자유 그리고 번영을 위한 역내 억제력에 기여한다고 공감하고, 잠재적 위협세력에 대한 억제와 상호이익 보장을 위해 동맹 및 파트너국과 협력할 것을 재확인했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