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대졸자 초봉 수준 될라…英금융권 우려"
연합뉴스
2025.11.03 23:36
수정 : 2025.11.03 23:36기사원문
"최저임금, 대졸자 초봉 수준 될라…英금융권 우려"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영국이 최저임금 인상을 검토하는 가운데 최저임금이 전문 서비스 분야 대졸자 초봉에 맞먹는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최저 시급이 이렇게 인상되면 주 40시간 일하는 근로자의 연봉은 2만5천376∼2만6천416파운드(약 4천770만∼4천965만원)가 된다.
학생고용연구소에 따르면 금융, 전문 서비스 분야 대졸자 연봉은 최저 2만5천726파운드(4천835만원), 중간 3만3천파운드(6천202만원), 최고 6만5천파운드(1억2천217만원) 정도다.
또한 법조계 채용 정보 사이트 '챔버스 스튜던트'에 따르면 2025년 일부 중소 로펌의 대졸자 초봉은 최저 시급 12.70파운드로 계산한 연봉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다.
관련 업계 임원들은 최저 임금이 대졸자 초봉 수준에 이르면 고용·인사 관리에 미칠 영향을 우려하고 있다.
한 금융기관 대표는 "젊은이들이 똑같은 돈을 벌게 된다면 뭐 하러 4만5천파운드씩 학자금 대출을 받으며 공부하겠느냐"며 "이는 사회적 이동을 해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브렛 딕슨 잉글랜드·웨일스법률협회 부회장도 "소규모 로펌에 입사한 새내기 변호사가 최저 임금보다 조금 더 받는 수준이라면 대졸자가 법조계 진입에 흥미를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권 임원들은 신입 직원의 임금이 최저 시급보다 낮아지지 않도록 장시간 업무를 못 하게 하거나 비급여 복지 제도를 재점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규제 당국은 금융·회계 업계에 신입 직원 초봉 인상을 권고하지만, 실제로는 고위직 급여가 오르는 동안 낮은 직급의 급여는 정체됐다고 FT는 지적했다.
한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100지수 포함 상장사 회장은 최저 임금이 더 오른다면 국민보험료 고용주 부담금 인상, 신입 직원 노동권 강화 추세 등 기존 부담에 더해져 젊은 신입 직원 채용이 '고위험 사업'이 될 판이라고 주장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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