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우·윤준혁·김선규, 자이언티 최고의 사운드디자인 친구들
뉴시스
2025.11.04 06:07
수정 : 2025.11.04 06:07기사원문
스탠다드프렌즈 新 레이블 '메이트' 엔지니어들 공학적·예술적·인문학적 소양 갖춘 내로라하는 인재
K-팝의 총체적인 시스템은 글로벌화 주역인데, 사운드 디자인 영역은 아직까지 간과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음악 창작 과정에서 가장 많은 고민과 시간이 필요한 영역이 바로 사운드디자인이다.
이 회사는 박준우, 윤준혁(HRBstage), 김선규 내로라하는 세 명의 엔지니어로 구성된 사운드디자인 레이블 '메이트(MATE)'를 최근 출범했다. 국내 체계적인 사운드디자인 시스템을 구축해 이 분야를 진일보시켜줄 것이라는 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이들은 최근 자이언티의 EP '포저(POSER)' 사운드 디자인, 디렉팅과 믹싱을 맡아 호평을 들었다. 특히 '2025 한국대중음악상' 수상작인 수민(SUMIN) & 슬롬(Slom)의 정규 앨범 '미니시리즈 투(MINISERIES 2)'의 전곡 믹스 엔지니어링으로 주목받았다.
또한 K-팝 간판 걸그룹 '트와이스' 채영의 첫 정규 앨범 '릴 판타지(LIL FANTASY) vol.1'을 비롯해 아이유(IU), QWER, 배드빌런(BADVILLAIN), 기리보이, 원슈타인 등의 사운드 작업을 매만졌다.
최근 스탠다드프렌즈에서 만난 박준우, 윤준혁, 김선규는 음악에 대한 감각과 지식, 애정은 물론 공학적, 예술적, 인문학적 소양을 골고루 갖췄다. 각자 개성 강한 뮤지션들과 교감하는 만큼 소통의 기술도 뛰어났다.
회사 동료를 넘어 음악 친구들의 프로페셔널한 이 모임에 살림꾼인 치프 엔지니어 윤준혁, 음악 작업에도 폭을 넓히고 있는 김선규가 가세하면서 완전한 꼴이 갖춰졌다.
부산 힙합 신에서 음악을 시작한 윤준혁은 음악에 진지해진 동시에 동료들을 음악적으로 지원하는 것에 재미를 붙이면서, 엔지니어 일을 파고들었다. 김선규는 음악보다 음향에 더 관심을 갖게 되면서 이 길을 걷게 됐다.
다양한 분야에 대한 소양, 지식을 겸비해야 하는 엔지니어의 필수 소질은 무엇일까.
윤준혁은 의심과 눈치를 꼽았다. "자신이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심이 많아질 때, 소리는 점점 더 확실해져요. 무엇보다 아티스트 마음에 들어야 하니까 눈치를 잘 살피는 것도 중요하죠."
사운드디자인 업계 역시 인공지능(AI)이 화두다. 하지만 세 엔지니어는 두려움보다 공존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작업 과정에서 AI의 도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중요한 최종 선택은 인간이 해야하는 것이라고 세 엔지니어는 입을 모았다.
메이트 역시 AI의 발전으로 새로운 기술과 기존 노하우를 결합한 사운드 디자이너가 미래의 핵심 인재가 될 것이라며 이러한 인재를 길러내고, 창작 환경을 한 단계 발전시키겠다는 청사진을 가지고 있다.
"AI 덕분에 저희 작은 피로들을 덜어내고 거기로부터 자유롭게 된 만큼, 나무보다 숲을 더 봐야 하죠."(윤준혁)
메이트는 앞으로 보컬 튠과 믹싱, 작품 전체의 사운드 디렉팅까지 아티스트와 기업 모두에게 비용 효율적인 패키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아티스트들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플러그인 툴 개발을 통해 사운드디자인 분야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는 포부다.
"전 세계 사운드 엔지니어들이 기술적인 것을 보여주고 리스펙할 결과물을 만들어줬음에도 수동적일 수밖에 없는 포지션의 한계가 있긴 해요. 엔지니어들이 목소리를 더 크게 내는 게 필요한 이유입니다."(윤준혁)
뮤지션이 음악을 만들지만, 음악이 뮤지션을 만들기도 한다. '그래미 어워즈' 수상자인 한국계 미국 오디오 엔지니어 데이비드 "영인" 김이 음악 프로듀서로서 곡들을 발표한 것처럼 말이다. 작곡가 롤을 맡는 박준우는 물론 윤준혁, 김선규도 음악 작업을 틈틈이 병행하고 있다.
윤준혁은 프로듀서 겸 래퍼이자 엔지니어이면서 믹서이기도 한 미국 힙합 대부 닥터 드레가 귀감이라고 특기하며, 엔지니어의 역할이 더 넓어질 거라고 기대했다. 김선규는 최근 래퍼 원슈타인이 발매한 정규 앨범 '텐'을 통해 믹스엔지니어로 레벨업했는데 이 앨범에 실린 '잊기전에 메모…!(Original Pitch)'엔 코러스로 참여했다. 그는 "대학시절 알바한 곳에서 (원슈타인 EP인) '프랑켄슈타인'을 계속 틀었었는데 인생은 신기하고 재밌다"고 웃었다.
이처럼 음반은 인생을 당연하게도 더 풍부하게 만든다. 세 엔지니어들 역시 명반들의 사운드에 영향을 받아 인생의 결이 더 풍성해졌다.
인생의 시기마다 최고의 음반이 달라진다는 김선규는 최근 앨범 중에선 각 악기가 서로 침범하지 않는 사운드 배치가 탁월하다며 일본 싱어송라이터 후지이 가제(후지이 카제)의 정규 3집 '프리마'를 꼽았다.
윤준혁은 미국 힙합 스타 카녜이 웨스트(칸예 웨스트)의 정규 4집, 닥터 드레 음반 '2001' 그리고 자신이 참여한 피션맨의 EP 'DLC'를 지목했다.
'침묵 다음으로 가장 아름다운 소리'라는 슬로건을 내건 독일 음반 레이블 ECM의 프로듀서 만프레드 아이허는 아티스트와 프로듀서 그리고 엔지니어의 화학 작용에서 명반이 나온다고 했다. 엔지니어의 기여도를 동등하게 부여한 것이다. 아이허는 카세트 테이프를 포장지에서 뜯어 낼 때 소리와 테이프에서 나오는 잡음, LP 판에 바늘이 닿을 때 나는 잡음과 판을 재킷에서 꺼낼 때 느낌이 다 음악적 경험이라고 톺아봤다.
김선규, 윤준혁, 박준우가 가장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소리, 음악적 경험도 귀 담아 들을 만하다. 이들의 이런 지향점이 스탠다드프렌즈뿐 아니라 우리 음악계를 더없이 풍성하게 만든다. '메이트'는 그야말로 음악계에 가장 소중한 친구들이다.
"각각의 사운드가 온전히 전달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죠."(김선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닥터 스트레인지처럼 미래의 이상적인 사운드가 겹쳐 보이는 순간이 있어요."(윤준혁) "머릿속의 제 사운드요. 그것만 구현된다면 최상의 사운드가 나올 거 같아요."(박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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