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상 높아진 K-팝, '저탄소 콘서트' 위한 노력은 부족"
뉴시스
2025.11.04 15:46
수정 : 2025.11.04 15:46기사원문
케이팝포플래닛, 보고서 '저탄소 콘서트: 케이팝을 구할 새로운 무대' 공개 "음악산업 온실가스 배출 중 공연이 73% 차지" "K-팝 콘서트서 재생에너지 활용 사례 발견되지 않아" '탄소배출량' 측정 등 저탄소 콘서트 위한 5대 과제 제안 "K-팝 기획사, ESG 보고서에 '지속가능 공연' 필요성 인식은 고무적"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K-팝 팬들이 뭉친 단체 '케이팝포플래닛'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보고서 '저탄소 콘서트: 케이팝을 구할 새로운 무대'를 공개하며 새 캠페인 '케이팝 탄소 헌터스'를 시작했다고 4일 밝혔다.
이 단체는 저탄소 콘서트를 단순한 친환경 공연을 넘어, 공연 전 과정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고 아티스트, 팬, 주최 측이 함께 책임지는 실천적 무대로 정의했다.
콘서트에서 탄소 주요 배출원은 ▲무대 조명이나 음향, 냉난방, 전광판 등을 가동하기 위한 에너지 ▲관객과 아티스트, 공연 장비 등의 이동 ▲폐기물 ▲음식이다.
에너지 측면에서는, 일반적인 디젤 발전기 대신 재생에너지로 충전한 배터리를 활용하면 탄소 배출을 직접 줄일 수 있다. 예컨대 하루 약 4만5000명의 관객이 찾는 미국 포톨라(Portola) 음악 페스티벌은 지난해 100% 배터리로 무대를 구동해 약 6053갤런(약 2만2913ℓ)의 디젤 사용을 피했다. 이는 가솔린 승용차 1대가 11년 이상 배출하는 탄소량에 해당한다.
영국 트립합 밴드 '매시브 어택'은 'Act 1.5' 페스티벌에서 재생에너지로 배터리를 활용해 디젤 발전기 대비 탄소 배출량을 최대 98%까지 줄였다. 올해 4월 내한하기도 한 영국 밴드 '콜드플레이'는 태양광 패널과 더불어 키네틱 플로어, 자전거 발전기를 활용해 팬들의 기후변화 인식 제고까지 챙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보고서는 케이팝 콘서트의 기후위기 대응 현황도 평가했다.
해외 저탄소 콘서트 사례와 연구를 기반으로 '저탄소 콘서트 체크리스트'를 개발하고, 이를 CJ ENM, 하이브(HYBE), JYP엔터테인먼트, SM엔터테인먼트, YG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케이팝 관련 기업의 ESG 보고서에 적용해 분석했다.
케이팝포플래닛에 따르면, 이 결과 K-팝 콘서트에서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사례는 발견되지 않았다. 세부 감축 목표를 제시한 곳도 거의 없었다.
다만 보고서는 대부분의 기업이 ESG 보고서에서 '지속가능한 공연'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으며, 콘서트의 탄소 배출량을 측정(SM)하고 공개(YG)하는 작업이 시작됐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YG는 '블랙핑크'가 2021년 유엔 기후회의(COP26) 엠배서더로 활동한 이후 업계 유일 지속가능공연 보고서를 발간하고, 2030년까지 모든 공연을 지속가능하게 전환하겠다고 약속했다.
보고서 저자인 김나연 캠페이너는 "YG는 이 분야에서 가장 앞서있지만, 2030 목표를 실현하려면 단순한 탄소 상쇄가 아니라 직접적인 탄소 배출 저감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전 세계 한류팬이 약 2억 2500만명(한국국제교류재단 2023년 기준)을 기록하는 등 글로벌 팬덤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상황에서 그에 걸맞는 사회적 책임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고 케이팝포플래닛은 강조했다.
김나연 캠페이너는 "저탄소 콘서트는 케이팝의 탄소 배출량을 줄일 뿐 아니라 그 막강한 문화적 영향력을 활용해 큰 변화를 이끌 수 있는 위기이자 기회"라면서 "우리는 이미 코로나 시대에 모든 오프라인 공연이 취소되는 끔찍한 현실을 경험한 바 있다. 기후위기로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전세계 팬들과 함께 저탄소 K-팝 콘서트를 만들기 위해 목소리를 내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보고서는 ▲음악 지속가능성 연합(MSA) ▲뮤직 디클레어스 이머전시(MDE) ▲줄리스 바이시클(Julie's Bicycle) ▲리버브(REVERB) 등 글로벌 기관의 전문적인 검토와 지지를 받았다.
2021년 출범한 케이팝포플래닛은 지구와 자신이 좋아하는 K-팝 스타를 사랑하는 K-팝 팬들을 위해 K-팝 팬들이 주도하는 기후 운동 플랫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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