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대영 "빚투도 투자의 일종" 발언 파문…국힘 "당국자가 할 말?"(종합)
뉴스1
2025.11.04 17:52
수정 : 2025.11.04 17:52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근욱 기자 =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의 '빚투'(빚내서 투자) 발언을 두고 국민의힘이 강하게 반발했다.
해당 발언을 바라보는 금융권의 시선도 엇갈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빚투는 가능하지 않겠느냐"고 옹호한 반면 일각에서는 "부동산은 가격이 떨어져도 보유하면 회복 가능성이 있지만, 주식은 휴지 조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조용술 국민의힘 대변인은 4일 논평을 통해 "정부가 부동산 투자는 죄악시하더니, 주식 빚투는 미덕처럼 포장하고 있다"며 "정부의 고위 금융 당국자가 사실상 빚을 통한 주식 투자를 정당화한 셈"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주식시장은 어떤 자산보다 외부 변수에 취약한 구조로 돼 있다"며 "유동성 위기나 글로벌 경기 침체가 닥칠 경우, 빚으로 투자한 청년과 서민은 한순간에 삶의 기반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권 부위원장은 자신의 경솔한 발언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내 집 마련을 위한 대출은 막으면서, 주식 투자를 위한 빚은 권하는 이중 잣대는 국민을 혼란스럽게 만들 뿐"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오전 권 부원장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 투자자가 늘어서 우려되지 않느냐'는 질문에 "빚투(빚내서 투자)를 그동안은 너무 나쁘게만 봤는데 '레버리지 투자'의 일종으로 볼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자신이 사무관 시절 직접 분석한 자료를 국민에게 소개하고 싶다면서 "부동산, 예금, 시가총액 상위 10개에 대해 투자한 결과 10년간 수익률은 주식 투자가 제일 나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샀다, 팔았다해서 (수익률이 안 나는 것이지) 10년 20년을 놓고 보면 낫다'며 "배당 수익이 좋은 곳이나, 가치주 중심의 장기적인 투자를 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제언했다.
다만 그는 "다만 적정한 수준의 포트폴리오를 관리해야 하고, 감내 가능한 수준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발언을 두고 금융권 내부에서도 반응이 엇갈린다. 한 관계자는 "전혀 자산이 없는 사람이 무리하게 영끌 투자하는 것은 위험하지만, 일정한 자산이 있는 사람이 일부 대출을 활용해 투자하는 것은 이미 일반화된 현상"이라며 "무조건 빚투를 금기시하는 것도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과거 '빚내서 집 사라'는 정책 기조에 이어 '빚내서 투자하라'는 발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비판과 함께 정부가 '코스피 5000' 달성을 의식해 무리하게 빚투를 권유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또 다른 관계자는 "부동산은 빚을 내 매입하더라도 직접 거주할 수 있지만, 주식은 가치가 떨어지면 휴지 조각이 된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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