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이 죽어야 끝나는 관계도 있습니다"

뉴시스       2025.11.05 13:02   수정 : 2025.11.05 13:02기사원문
넷플릭스 새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원작 두 여성 삶에 분노했고 슬펐다" 이유미·전소니 "서로 닮아…연기 든든" "가정폭력 소재 부담…설득 위해 노력"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이무생(왼쪽부터), 전소니, 이유미, 장승조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1.05. jini@newsis.com


[서울=뉴시스]신지아 인턴 기자 = "한 쪽이 죽어야 끝나는 관계도 있잖아요."

앞서 드라마 '황후의 품격'(2018) 'VIP'(2019) 등으로 여성 서사를 구현해온 이정림 감독이 가정폭력 피해자인 두 여성의 연대를 그린다. "워낙 좋아하던 작가님 소설이라 나오자마자 읽었는데, 두 여자 삶에 같이 분노하고 슬퍼했어요. 그럼에도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에 여러 감정이 들었습니다.

이후에 드라마화 된단 얘길 듣고 저한테 기회가 왔으면 했죠. 정말 잘 만들어야겠다 생각했어요."

오는 7일 공개하는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는 가정폭력에서 벗어날 수 없는 두 여자가 살인을 결심하고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오쿠다 히데오 작가 '나오미와 가나코'가 원작이고, 일본에선 이미 한 차례 드라마화 됐었다. 한국판은 가정폭력의 구조적 현실과 두 여성 심리 변화를 세밀하게 풀어내는 것에 집중한다. 이 감독은 "보다 보면 분명 은수와 희수에게 올라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름은 곧 그 사람의 삶을 뜻하잖아요. 그래서 각 회차 소제목을 인물 이름으로 구성했어요. 이 시리즈 제목도 여러 가지 의미를 내포해요. '당신'은 너, 나, 우리, 누군가가 다 포함돼 있거든요. 또 방관하는 사람이나 이걸 지켜보는 우리의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그래서 8화까지 보고 나면 제목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지 않을까 싶어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이유미(왼쪽), 전소니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1.05. jini@newsis.com


"블편하더라도 응원할 수밖에 없을 거예요."

배우 이유미는 남편의 가정폭력으로 지옥같은 결혼생활을 하는 조희수를 연기했고, 그를 구출하기 위해 살인을 공모하는 조은수는 배우 전소니가 맡았다. 5일 서울 용산구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두 사람은 닮은 외모와 비슷한 말투로 서로 처음 만나자마자 한 번에 느낌이 왔었다고 했다. "전소니 배우는 따뜻한 사람인 게 느껴져서 빨리 친해지고 싶고, 얘기 하고 싶더라고요. 현장에선 쉬지 않고 대화를 쏟아냈어요. 같이 뭔가를 해나가는 것 자체가 즐겁고 믿음이 가는 시간이었어요."

"이유미 배우는 건강하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이예요. 처음 만났을 때도 그런 분위기가 저한테 좋은 영향을 끼쳐서 촬영할 때 든든했죠. 연기할 때 이 사람 자체를 생각하면 돼서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작가님도 유미가 저랑 닮았다고 하셨어요."

이 감독은 "가정폭력이란 소재에 대해 부담감이 있었다"며 "조심스럽게 설득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에 전소니는 두 여성의 선택이 설득력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은수가 고민하고 망설여 온 시간이 있을 거예요. 오랫동안 트라우마를 겪으면서 살았던 답답함, 한심함이 있을텐데 그걸 희수한테 다시 발견했을 때 피할 수 없었던 거죠. 스스로에게 실망했던 마음들이 은수를 움직였다고 생각해요."

[서울=뉴시스] 김혜진 기자 = 배우 이유미(왼쪽), 전소니가 5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넷플릭스 시리즈 '당신이 죽였다'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5.11.05. jini@newsis.com


"갑자기 꿀밤을 때리더라고요."

무거운 작품 분위기와는 다른 배우들의 유쾌한 모습은 촬영 현장을 예상하게 했다. 은수와 희수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진소백을 연기한 배우 이무생은 단발머리로 파격적인 외모 변신을 감행했다. 이에 그는 "감독님과 함께 대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소니는 이무생과 있었던 현장 에피소드를 풀기도 했다. "선배님이 순간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되게 많으세요. 한 번은 애정이 가득하셨는지 애드리브로 제 꿀밤을 때리셨는데, 그게 너무 웃기더라고요. 그렇게 때릴 줄은 몰랐어요(웃음). 어른이라 이런 꿀밤을 맞을 일이 없는데 애정하는 게 느껴졌어요."

이 감독도 무거운 주제를 너무 무겁게 가져가지 않기 위해 음악에 공을 많이 들였다고 했다. "프라이머리가 음악 감독을 맡았어요. 1~2부엔 어려운 이야기가 많이 나와서 너무 처지지 않게 음악으로 끌고 가려고 했죠. 음악만으로도 인물의 심리나 긴장감을 표현하려고 애썼어요. 거창하진 않지만 좋은 메시지를 담으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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