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성진보' 맘다니 뉴욕시장 당선에…민주 "당의 미래 아냐" 난처

뉴스1       2025.11.05 16:31   수정 : 2025.11.05 16:31기사원문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민주적 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강경 진보 성향 조란 맘다니(34) 민주당 후보가 뉴욕시장 선거에서 당선됐지만 민주당 내부 기류는 미묘하다.

민주당 주류인 중도·온건 성향 인사들은 맘다니의 당선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거나 거리를 뒀다. 상·하원에서 민주당을 이끄는 뉴욕 출신 두 거물,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와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는 그의 당선을 크게 반기지 않았다.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 엑스(X)에서 "공화당과 트럼프에 대한 민주당의 전국적 승리"를 축하했지만 맘다니 개인의 이름과 당선은 전혀 거론하지 않았다.

슈머 원내대표는 X에서 맘다니의 당선을 짧게 축하하며 "택시 운전사들을 위한 부채 탕감을 비롯한 중요한 문제에 관해 그와 협력해 왔다"며 원론적인 인사만 건넸다.

특히 유대계인 슈머 원내대표는 반이스라엘 성향으로 여겨지는 맘다니를 끝까지 공식 지지하지 않았다. 그는 선거 당일에도 누가 시장이 되길 바라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차기 시장과 뉴욕시를 위해 협력하길 기대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제프리스 원내대표 역시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서야 마지못해 지지를 선언했지만, 이후 CNN 방송 인터뷰에서 '맘다니가 민주당의 미래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맘다니의 당선이 민주당 전체의 이념적 좌표로 해석되는 것을 당 지도부가 얼마나 경계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당 지도부가 맘다니와 거리를 두는 건 2026년 중간선거를 앞둔 전략적 계산 때문이다. 맘다니의 급진 이미지가 내년 중요 선거에서 당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상원 다수당 지위를 탈환해야 하는 슈머 입장에서 맘다니의 '사회주의' 꼬리표는 오하이오 같은 경합 주에서 뛰는 민주당 후보들에게 치명적인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부동산업계 등 주요 후원자들도 맘다니의 시장 당선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슈머를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바다주의 재키 로즌, 뉴멕시코주의 벤 레이 루한 등 다른 경합지역 민주당 연방 상원의원들도 맘다니에 대한 질문에 "뉴욕 정치에는 관여 안 한다"며 극도로 민감한 반응을 보이며 거리를 뒀다.

친민주당 성향의 중도성향 싱크탱크 서드웨이의 매트 베넷 부대표는 "뉴욕시장보다 버지니아 주지사와 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온건 성향 후보가 승리한 게 훨씬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오히려 맘다니의 당선을 반기는 건 공화당이다. 공화당으로서는 맘다니의 부유세 인상과 경찰 예산 삭감, 친팔레스타인 행보 등을 소재로 경합 지역의 민주당 후보를 공격할 강력한 무기를 얻었다.

공화당의 의회 내 1인자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맘다니의 당선을 "민주당 내 급진 좌파 운동의 성공"이라고 규정하며 민주당이 더 이상 중도파와 온건파를 포용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민주당이 상식을 버리고 극단주의를 택했다"고 비판했고, 내년 중간선거에서 모든 민주당 후보를 '맘다니 복제품'으로 낙인찍어 공격할 태세다.


공화당 전략가 포드 오코넬은 로이터에 "맘다니의 당선이 버지니아와 뉴저지의 온건파가 승리했다는 사실을 가린다"며 "내년 하원 선거에서 중도 지역 공화당 후보들이 모든 민주당 후보에게 맘다니를 들이댈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맘다니 측은 당내 미온적인 분위기에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도라 페켁 맘다니 선거대책본부 대변인은 NYT에 "조란은 800만 뉴욕 시민을 대표하고 이끌길 원한다"며 "주지사와 주의회, 상원 지도자들의 지원을 받아 주거비용 절감이라는 인기 있는 의제를 실현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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