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피어난 신앙 고백'…울산 천주교 전례 꽃꽂이 작품전
뉴스1
2025.11.05 18:00
수정 : 2025.11.05 18:04기사원문
(울산=뉴스1) 조민주 기자
5일 울산 중구 병영순교성지성당 강당이 은은한 꽃향기와 화사한 색채로 물들었다.
이날 이곳에선 천주교 울산대리구 전례 꽃꽂이 아카데미 봉사자들이 한 해 동안 준비한 작품들을 선보이는 제1회 '전례 꽃꽂이 수료 작품전'이 열렸다.
이 작품전에선 '한송이 꽃을 피우다'를 주제로 미사 전례에 사용되는 30여 점의 작품이 전시됐다. 성당 내 제단을 장식하는 백합과 장미, 성모상 곁에 놓이는 난초 등이 각각의 의미를 품고 새롭게 꾸며졌다. 가톨릭 교리인 '성모승천'을 형상화한 꽃부터 '삼위일체'를 표현한 꽃까지 신앙의 내용을 꽃으로 풀어낸 다양한 꽃꽂이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일반 꽃꽂이가 미적 장식과 감상에 초점을 둔다면 '전례 꽃꽂이'는 복음적 메시지를 전하는 기도와 묵상의 표현이다. 단순히 제단을 아름답게 꾸미는 것을 넘어 전례의 의미를 꽃을 통해 시각적으로 드러내 신앙의 깊이를 표현하고자 한다.
이 때문에 미사 전례에 사용되는 꽃꽂이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전례의 의미를 충분히 이해하고 교육을 받은 본당의 전례 꽃꽂이 봉사자만 맡을 수 있다.
이날 작품전을 찾은 한 신자는 "평소 미사 때 잠깐씩 보던 꽃들에 깊은 의미가 담겨있는 줄 몰랐다"며 "꽃 하나하나가 기도와 묵상의 결과물로 새롭게 보인다"고 말했다.
전례 꽃꽂이 지도 강사 임군영 씨(여·70·베로니카)는 "전례 꽃꽂이는 단순히 꽃을 예쁘게 꾸미는 게 아니라, 미사와 전례의 의미를 꽃으로 표현하는 것"이라며 "꽃 하나하나에 봉헌의 마음이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손영배 미카엘 신부는 "전례 꽃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제대 위에서 피어나는 기도이자 복음"이라며 "이는 꽃을 잘라 다듬으며 이기심을 덜어내고 가지를 세우며 겸손을 배우는 그 모든 과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성전 곳곳에서 피어나는 이 작은 생명들이 우리 일상과 공동체 속에서도 향기를 이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울산지역 본당에 교적을 둔 천주교 울산대리구 전례 꽃꽂이 아카데미 소속 신자 19명이 준비했다. 전시 관람은 이날과 6일(오전 10시~오후 4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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