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서 '돈가스 4대 천왕' 경연 펼쳤다…"블라인드 평가"
뉴시스
2025.12.07 11:52
수정 : 2025.12.07 12:21기사원문
평가단 "칠곡은 돈가스 성지"
외식업중앙회 칠곡군지부(지부장 강대웅)는 7일 왜관읍 카페파미에서 한미식당, 아메리칸레스토랑, 포크돈까스, 쉐프아이가 등이 참여하는 블라인드 평가회를 열었다.
긴 대기줄로 유명한 네 곳의 맛집이 한날 한시에 모였다는 사실만으로도 행사는 시작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칠곡 돈가스 문화의 뿌리는 1950년대 주한미군 주둔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군을 상대하던 식당들이 자연스레 서양식 조리법을 익히면서 돈가스가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형·발전했고, 그 흐름의 정점에 선 집이 바로 '한미식당'이다.
45년 넘게 한 간판을 지켜온 한미식당은 칠곡 돈가스의 출발점이 되고 있다.
'2024 휴게소 음식 페스타’ 명품 맛집 대상을 수상하는 등 가장 먼저 전국구 명성을 굳혔다.
왕돈가스 뿐만 아니라 독일식 슈니첼을 응용한 '치즈 시내소'는 전문가들조차 "완성도가 탁월하다"고 인정하는 메뉴다.
28년째 미군 부대 앞을 지키고 있는 '아메리칸레스토랑'은 1990년대 경양식의 향수를 가장 온전히 간직한 곳이다.
양파·채소를 푹 고아 만든 소스는 "어머니가 해주던 옛날 돈가스 맛 그대로"라는 평가와 함께 꾸준한 팬 층을 형성해왔다.
현지인 맛집으로 떠오른 '포크돈까스'는 탄생 과정부터 스토리로 유명하다.
사장이 친구 가게의 맛에 반해 직접 레시피를 전수 받아 지금의 가게를 이어온 곳이다.
소스와 양파 샐러드까지 모두 직접 만드는 방식으로 옛 스타일을 고수한다.
택시 기사들이 관광객에게 추천하는 '믿고 가는 집'으로 통한다.
신흥 강자 '쉐프아이가'는 각종 경연 대회 수상으로 이름을 알렸다.
대표 메뉴 '피자 돈가스'는 사장이 포항 출신 아내가 중학생 시절 즐겨 먹던 맛을 복원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수 개월 연구 끝에 만든 메뉴다.
이날 네 곳의 메뉴는 매장명을 숨긴 A·B·C·D 방식으로 제공됐다.
평가단은 맛·식감·밸런스만을 기준으로 선정했으며, 모집 공지는 반나절 만에 마감될 만큼 열기가 뜨거웠다.
평가단으로 참여한 권민지(경북과학대·4년)씨는 "전국적으로 유명한 칠곡 돈가스를 한자리에서 비교해본다는 건 마니아에게는 꿈 같은 일"이라고 말했다.
칠곡군 홍보대사 가수 슬리피도 블라인드 평가에 참여해 현장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그는 "돈가스를 한 번에 맛보는 이색 대결이 끝나자, 평가단 표정만 봐도 알 수 있었다"며 "칠곡이 왜 돈가스 성지라고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김재욱 칠곡군수는 "미군부대 앞 작은 식당에서 시작해 세대를 거쳐 이어진 흐름이 오늘의 개성을 만들었다"며 "이런 이야기를 가진 음식이 많다는 것이 칠곡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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