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 '美우선 냉철 현실주의' 선언…中엔 유연·동맹엔 압박(종합)
뉴스1
2025.12.07 12:02
수정 : 2025.12.07 18:37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지완 기자 =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미국의 유토피아식 이상주의의 시대는 끝났다"며 냉전 이후의 미국 외교·국방 정책에 대한 전면적 수정을 시사했다.
폴리티코 등 외신에 따르면 헤그세스 장관은 6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연례 레이건 국방포럼 연설에서 "이상주의 유토피아는 끝났으며, 이제는 냉철한 현실주의를 받아들여야 한다"며 "냉전 이후 우리가 누려왔던 단극 체제는 끝났다"고 역설했다.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중국과의 안정된 평화, 공정한 무역, 상호 존중 관계를 추구한다"며 "미국은 (중국이) 추진 중인 역사적인 군사력 증강을 존중하는 정책을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군사력 증강이 "얼마나 신속하고 강력하며 포괄적인지 냉철하게 인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우리는 중국을 압도하려 하지도, 그들의 성장을 옥죄려 하지도 않으며 대만에서의 현상 변경을 추구하지 않는다"며 "인도·태평양에서의 우리 이익은 광범위하며, 여기에는 동맹국과 협력해 중국의 세력 확대에 대한 균형을 유지하려는 것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또 "여기에는 동맹국이 지속적이며 성공적인 군사적 침략에 취약해지지 않게 하는 것도 들어간다"며 "인도·태평양에서의 억제가 바로 이런 것이다. 중국을 압도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 우리나 동맹을 압도할 능력이 없게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유럽의 동맹국은 러시아의 위협에 직면하고,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과 이스라엘의 행동(공습) 덕분에 잠시 뒤처졌지만 여전히 위협이며, 한반도에는 북한도 있다"며 북한 위협도 잠시 언급했다.
한편 헤그세스 장관은 동맹국의 무임승차를 더 이상 용납하지 않겠다면서 동맹국에 한국을 '모범 사례'로 언급하고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방비 비율을 늘릴 것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바로 지난달 한국은 GDP의 3.5%를 핵심 국방비에 쓰고 한국의 재래식 국방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기로 합의했다"며 "다른 인도·태평양 지역의 동맹국도 이를 따를 것이라고 낙관한다"고 덧붙였다.
헤그세스 장관은 "동맹은 어린이들이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그들이 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으며, 그렇게 기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과 더불어 국방비 지출을 늘린 다른 '모범 동맹국'으로 이스라엘, 폴란드, 독일, 발트해 국가를 언급하며 이들 국가가 "특별한 우대(special favor)를 받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그렇게 하지 않는 국가들은 "결과(불이익)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그세스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말하듯이 우리는 스스로를 돕는 국가를 돕기를 바란다"며 "이것은 의존관계가 아닌 파트너십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이날 헤그세스 장관의 연설은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5일 공개한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에서 나타난 중국 관련 기조의 연장선상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중국의 대규모 군사력 증강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도, 중국의 통치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은 빠졌으며 미중 군사 당국의 소통 체계 구축을 언급하는 등 위기 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한편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에 대해서는 "국방비 지출을 늘리도록 촉구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