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천명 학살 막은 웅산의 '쉰들러'…효암고 학생들이 되살렸다
뉴시스
2025.12.09 17:13
수정 : 2025.12.09 17:13기사원문
우리 동네 사료 탐방 수백 명 목숨 살린 의인 '오강환 경사' 조명
효암고 방과후 학생 사업 '역사탐구반' 학생들은 지역사를 탐구하는 과정에서 강제 징용과 보도연맹 사건 관련 일화가 있었음을 발견했다.
이후 학생들은 동네 사료 탐방을 통해 고(故) 오강환 경사의 인생 역정을 조명했다.
오 경사는 6·25 전쟁 당시 보도연맹 명부를 소각해 학살을 막은 인물이다. 그는 1950년 7월 웅상면 지서 주임으로 재직하던 중 보도연맹원을 모두 총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
당시 양산군에서 파악된 보도연맹원 숫자는 약 1000명이었다. 양산군은 지역 특성상 빨치산 출현이 많았고, 이들에게 편의를 제공한 주민은 보도연맹에 가입돼 집중 관리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에 오 경사는 명령 불복종으로 인한 사형을 각오하고 연맹의 명부를 소각했다. 이러한 그의 선택에 웅상면은 전국에서 보도연맹 학살이 없는 유일한 마을로 남았다.
이후 오 경사는 계엄사령부로 연행돼 사형을 확정받았으나, 일제 강점기 관동군에 끌려가 같은 내무반에서 생활했던 동기의 도움으로 석방될 수 있었다.
이는 조정래 소설 '태백산맥'에서 보도연맹원의 학살을 거부해 파면당한 채 장터에서 뻥튀기 장사를 하던 한 인물과 겹치는 대목이다.
학생들을 지도한 강호진 교사는 "학생들이 자신들이 매일 오가는 그 길과 건물이 역사의 현장이었다는 사실을 이번 탐방을 통해 깨달아 갔다"며 "양심 있는 개인의 선택이 얼마나 큰 역사적 파장을 줄 수 있는지 함께 되새긴 프로젝트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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