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묻고 토론하는 아이들… 교사들이 만든 미래 교실
파이낸셜뉴스
2025.12.09 18:04
수정 : 2025.12.09 18:04기사원문
교육부, 수업혁신 교사 100명 선정
학생이 직접 사례 찾고 열띤 토론
말 잘하는 것보다 사고력에 중점
다문화 학생은 한국어 표현 연습
글쓰기·RWL 등 AI 툴 활용 눈길
일반적인 토론 수업은 말 잘하고 공부 잘하는 학생이 독점하지만, 미네르바 토론 수업에서는 소외되는 학생 없이 모두가 수업에 참여해요."
'올해의 수업 혁신 교사상'을 수상한 전남 순천미래과학고 강대혁 교사는 9일 미네르바 토론 수업의 효과를 이같이 설명했다. 이처럼 대한민국 교실은 학생 주도의 탐구와 참여를 이끌어내고 미래 시대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수업 방식과 에듀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혁신의 장'으로 거듭나고 있다.
학교장과 동료 교사가 추천한 전국 358명의 초·중등학교 교사 중 초등 54명과 중등 46명 등 총 100명이 올해의 수업 혁신 교사로 선정됐다. 특히 이날 수상식에서는 강대혁 교사를 비롯해 대구 남동초 김유리 교사와 경기 늘푸른중 김동호 교사가 직접 자신들의 혁신 수업 사례를 공유하며 교육 현장의 생생한 변화를 소개했다.
■스스로 탐구하며 생각이 자란다
대구 남동초 김유리 교사가 소개한 '생각이 자라는 교실'은 학생 주도적 탐구 수업이다. 인권을 주제로 수업한 예를 들며, 학생들이 단순 암기를 넘어 '질문'을 통해 인권의 의미를 스스로 구성하고, 뉴스 영상 등 실제 자료를 통해 인권 관련 사례를 탐구하며 개념적으로 이해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김 교사는 "아이들이 자료를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탐구 태도로 변화했다"고 말했다. 특히 총괄 평가 시 글쓰기 AI 피드백 사이트를 활용해 초안을 완성하고 교사가 내용적인 피드백을 주는 등 에듀테크를 통해 학생 주도성을 극대화했다. 또 "우리 학교가 다문화 밀집 학교인데, 다문화 학생들이 어렵지만 자기가 생각한 것을 한국어로 표현하려는 노력에서 가장 큰 감동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성과 나눔의 가치 실천
경기 늘푸른중 김동호 교사의 '세대공감 타바타 수업'은 생성형 AI와 리얼 월드 러닝(RWL)을 접목한 독창적인 체육 교육 사례였다. 김동호 교사는 "근력 좋은 학생이 체육 잘하는 게 아니라 다양한 능력을 골고루 갖추고 다른 사람을 분석해서 개발해 줄 줄 아는 것이 현재 체육교과 교육과정에서 요구하는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10대부터 60대까지 한 세대를 선정, 그들의 신체·정신·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타바타 운동 프로그램을 직접 설계하고 제작했다. 또 제작된 운동 콘텐츠를 해당 세대에 제공함으로써 성과 나눔의 가치를 실천하도록 유도했다.
김 교사는 "학생들이 스스로 나도 타인한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느끼게 했다"며 "특히 집에 계신 할머니랑 운동하고 싶다고 했던 학생이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모든 학생이 토론에 참여
전남 순천미래과학고 강대혁 교사는 '미네르바 토론 수업'을 통해 토론 교육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학생들은 자신의 의견을 여섯 가지 방식으로 표현하며 참여하는 독특한 토론 방식을 경험했다.
이는 토론을 소수의 '말 잘하는' 학생이 독점하는 기존 방식의 한계를 넘어, 모든 학생이 자신의 생각을 능동적으로 표현하고 비판적 사고력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왔다.
강대혁 교사는 "이 수업으로 우리 교실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아닌, 학생들이 스스로 학습을 실천하는 학생 주도적인 참여형 공간으로 변모했다"고 말했다. 또 "수업 효과 분석 결과, 학생들이 일반적인 토론 수업보다 평균 4.25회 더 활발하게 참여했고, 비판적 사고, 창의성, 협업, 소통 능력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향상됐다"고 설명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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