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골절이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골다공증, 재골절 막는 '초기 치료' 중요

파이낸셜뉴스       2026.05.24 15:15   수정 : 2026.05.24 15:15기사원문
"집 안 낙상도 위험" 고령층 척추·대퇴골 골절↑
첫 골절 후 1년 내 재골절 위험 최대 5배 증가
"골형성 촉진제→골흡수 억제제" 순차치료 전략

[파이낸셜뉴스] 70대 여성 김모 씨는 거실 바닥에 흩어진 손주의 장난감을 치우다 블록을 밟고 넘어졌다. 단순 타박상 정도로 여겼지만 며칠째 통증이 이어졌고, 병원 검사 결과 골다공증성 척추 골절 진단을 받았다. 담당 의료진은 이번 골절이 단순 사고가 아니라 향후 반복 골절로 이어질 수 있는 '첫 경고 신호'라고 설명하며 적극적인 골다공증 치료 필요성을 강조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우리 나라에서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골다공증 골절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골다공증 환자들은 작은 충격에도 쉽게 뼈가 부러질 수 있어 집 안에서의 낙상도 결코 안심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고령층 낙상 사고의 46.3%는 집 안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방이나 욕실, 거실처럼 익숙한 공간에서도 미끄러지거나 가볍게 넘어지는 사고가 척추·손목·대퇴골 골절로 이어질 수 있다. 골다공증 환자의 경우 뼈 강도가 크게 떨어져 있어 일상적인 충격만으로도 골절 위험이 높아진다.

문제는 골절이 한 번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골다공증 골절 경험자는 이후 재골절 위험이 현저히 증가한다. 손목 골절 이후 척추나 대퇴골 골절 위험은 2~4배 높아지며, 골절을 경험한 여성의 41%는 첫 골절 후 2년 이내 다시 골절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폐경 후 여성은 첫 골절 후 1년 내 추가 골절 위험이 최대 5배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골다공증 골절은 단순히 뼈가 부러지는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반복 골절은 장기간 거동 장애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사망 위험까지 높인다. 척추 골절 환자의 경우 1년 내 사망률이 약 22% 수준으로 알려져 있고, 대퇴골 골절 환자는 1년 내 사망률이 약 30%에 달한다.

사회경제적 부담도 상당하다. 대퇴골·척추·손목 골절 치료에 들어가는 연간 비용은 약 1조5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특히 2024년 기준 대퇴골 골절 환자는 10만8504명에 달했으며, 관련 요양급여 비용만 약 6850억원에 이른다. 여기에 간병 부담과 보호자의 경제활동 중단까지 더해지면서 사회적 비용은 더욱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첫 골절 발생 직후 적극적인 치료 개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정형외과 손혁준 교수는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골다공증 환자들이 재골절 위험에 노출된 상태로 살아가는 기간도 길어지고 있다"며 "첫 골절은 단순 사고가 아니라 연쇄골절의 시작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의료계에서는 최근 골절을 경험한 환자를 '골다공증 골절 초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보다 적극적인 치료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주목받는 치료가 '골형성 촉진제'다.

골형성 촉진제는 약해진 뼈를 새롭게 생성하도록 유도하는 치료 방식이다. 그중 로모소주맙은 뼈 생성을 촉진하면서 동시에 뼈 파괴를 억제하는 이중 기전을 가진 치료제로 알려져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폐경 후 골다공증 여성에게 12개월간 로모소주맙을 투여했을 때 새로운 척추 골절 위험이 위약군 대비 73%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 3만5547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리얼월드 데이터 분석에서도 로모소주맙 치료군은 테리파라타이드 대비 1년 및 2년 내 주요 골다공증 골절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에는 골형성 촉진제로 먼저 골밀도를 빠르게 높인 뒤 데노수맙 같은 골흡수 억제제로 유지 치료를 이어가는 '순차치료 전략'도 주목받고 있다. 골밀도를 높인 이후 다시 뼈가 약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방식으로, 여러 임상 연구에서 재골절 예방 효과가 더 우수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손 교수는 "골절 환자들은 흔히 부러진 뼈를 치료하는 데만 집중하고 재골절 위험 자체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며 "첫 골절 발생 순간부터 얼마나 빠르게 연쇄골절 위험을 차단하느냐가 이후 삶의 질을 좌우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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