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안보라인 흔들…개버드 DNI 국장 사임
파이낸셜뉴스
2026.05.23 02:45
수정 : 2026.05.23 02: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뉴욕=이병철 특파원】미국 정보기관을 총괄하는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전격 사임한다. 남편의 희귀 골암 진단이 직접적인 이유로 제시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가안보 핵심 의사결정에서 사실상 배제돼왔다는 평가와 함께 트럼프 2기 행정부 내부 균열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개버드는 이란 전쟁과 베네수엘라 작전 등 주요 안보 현안에서 백악관과 반복적으로 다른 목소리를 냈던 인물이다.
22일(현지시간) 폭스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개버드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남편 아브라함 윌리엄스가 "극히 희귀한 형태의 골암" 진단을 받았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남편 곁을 지키며 이 싸움을 함께하기 위해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개버드의 사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상 실패 시 추가 군사공격까지 검토하는 시점과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WSJ에 따르면 개버드는 지난 2월 시작된 이란 전쟁 관련 핵심 논의에서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쟁 목표가 서로 다르다고 공개 언급했고, 지난해 미국의 이란 핵시설 공습 이후에도 "테헤란이 핵 프로그램 재건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등 백악관 공식 기조와 다른 발언을 이어왔다.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개버드가 주요 안보 작전에서 사실상 배제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지난해 말 트럼프 안보팀이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축출 작전을 준비하던 당시에도 개버드는 관련 세부 내용을 공유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주요 정보 브리핑에서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더 신뢰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와이주 민주당 하원의원 출신인 개버드는 원래 중동 군사개입에 비판적 성향을 보여온 인물이다. 그는 트럼프 1기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네오콘 세력에 휘둘린다고 비판했었다.
하지만 2024년 대선에서는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며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핵심 스타로 떠올랐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정보기관 18곳을 총괄하는 국가정보국 수장 자리에 개버드를 앉혔다.
개버드는 재임 기간 정보기관 구조조정과 인력 감축, 국경안보·대테러 강화 등을 추진했다. 그는 '오엔디아이(ONDI) 2.0' 프로젝트를 통해 조직 개혁을 시도했지만, 일각에서는 정보기관 역량을 약화시켰다는 비판도 받았다.
pride@fnnews.com 이병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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