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주 쏠림의 그림자… 코스피 64% 여전히 저평가
파이낸셜뉴스
2026.05.24 18:10
수정 : 2026.05.24 18:09기사원문
PBR 1배 미만 종목 523개 달해
자본가치 대비 주가 낮다는 의미
"실적개선·주주환원 뒷받침 돼야"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2일 기준 코스피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40배로 지난해 말 1.35배에서 큰 폭 개선됐다.
1년 전인 지난해 5월 22일 0.88배와 비교하면 173%가량 상승했다.
코스피의 가파른 상승세에 힘입어 국내 증시는 이달 중순 시가총액 규모로 대만을 앞서기도 했다. 미국, 중국, 일본, 홍콩, 인도에 이어 6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대형주 중심의 성장이 이뤄지면서, 여전히 상당수 종목은 PBR 1배를 넘지 못하고 있다. 코스피 상장사 808개 종목(우선주 제외) 중 64.73%에 해당하는 523개 종목은 PBR 1배 미만인 것으로 집계됐다. 0.5배 미만인 곳은 290곳(35.89%)에 달했다.
지난해 말 기준 816개 종목 중 PBR 1배 미만 종목은 560개로 68.63% 수준이었다. 올 들어 코스피가 86.22% 급등했음에도 여전히 10개 종목 중 6개 종목은 저평가 수준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
증권가에선 삼성전자·SK하이닉스 주도로 증시가 오른 만큼, 종목별 양극화는 불가피하다고 본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상승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진행됐고, 두 기업의 코스피 내 시총 비중은 48%까지 높아졌다"며 "12월 예상 순이익 기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코스피 내 순이익 비중은 무려 72%에 달하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증시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는 만큼, 저PBR 기업들이 경쟁력 강화, 주주환원 노력 등을 게을리 할 경우 퇴출될 가능성도 언급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증시 호황에도 PBR이 여전히 개선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실적과 주주환원 등이 받쳐주지 않는다는 것"이라며 "저평가 기업들은 기업가치 제고에 보다 힘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판 '베어 허그' 도입으로 초저평가 상장사 퇴출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베어허그는 인수자가 공개적으로 매수 의사를 전달하고, 시장 가격보다 높은 가격의 인수가를 제시함으로써 M&A를 압박하는 방식을 뜻한다. 경영진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주주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김수현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1조 달러당 상장 기업 수는 1368개로, 미국의 10배 수준"이라며 "정부와 여당은 미국, 일본과 같이 시장의 자정 작용을 목표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금융위원회가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공시 제도 개정을 추진함에 따라 저성과·부실 기업이 적대적 M&A가 이뤄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며 "사실상 한국판 '베어 허그'가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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